5분 분량 동영상 직접 촬영해 외부 유출시켜
  • 북한 주민이 자신의 집에서 김정일과 김정숙의 사진을 불태우고 김정일을 욕하는 낙서 장면을 촬영해 외부에 유출시킨 동영상을 데일리NK가 단독 입수, 7일 공개했다.
    4분 22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북한 당 간부들에게만 배포되는 김정일과 김정숙의 족자 사진을 불태우고 종이에 '김정일 개XX'라고 쓰는 장면이 담겨 있다. 

  • ▲ 불타는 김정숙 사진.ⓒ데일리NK 캡처
    ▲ 불타는 김정숙 사진.ⓒ데일리NK 캡처

    동영상을 제보한 탈북자는 "올해 1월 1일 함경북도 00시 한 간부가 자신의 집에서 사진을 불태우고 종이에 '김정일 개XX, 김정은은 바람피워서 낳은 아들'이라고 쓴 모습을 촬영했다"며 "북한 내부에 김정일에 대한 반감과 악화된 민심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해 내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은 북한 주택의 주방으로 보이는 곳에서 바닥에 사진을 놓고 불태운 다음 비난 낙서를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 탈북자는 "동영상은 집안에서 은밀히 촬영됐지만 가옥 형태는 전형적인 북한식"이라며 "사진들도 일반 초상화가 아닌 간부들에게 배포되는 족자 사진이다"고 말했다.

    중앙당에서는 지방의 간부들이 평양에 각종 행사 차 올라오면 벽에 걸 수 있는 족자형 초상화를 선물한다. 동영상에 나오는 초상화는 인화지로 된 족자 형태의 초상화로 간부들은 이를 귀중히 관리하고 일반 주민들은 부러움의 눈길로 바라본다.

    동영상에서 이 주민은 김정일 사진에 '날강도'라고 쓰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태웠으며, 이어 김정숙 얼굴에 낙서가 된 사진에 불을 붙였다.
    김정일과 김정숙 사진을 연이어 불태운 이 주민은 종이에 "김정일 개XX, 김정은은 뭐 말라죽은…. 바람 써서(바람 피워서) 만들어 놓은 아들이다"라고 쓰고 뒷면에 "장가갔다고 한 적도 없으면서 이제 와서 죽을 때가 되니까 아들을 찾니? 우리는 이것을 인정 못 한다"고 썼다.
    영상을 본 한 탈북자는 "북한의 악화된 민심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서 "족자 사진은 인화지로 돼 간부들에게 배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따로 구입할 방법은 없다"고 말해 북한 내부 간부가 촬영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암시했다.
    이 탈북자는 "북한 내부에서 촬영자를 색출하기 위해 족자 사진 검열을 하고 영상에 나오는 형태의 가옥을 수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NK는 촬영자 보호를 위해 동영상 스틸 사진만 일부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