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설 이후 선거전 본격 돌입
  • 3개월 앞으로 다가온 4.27 재보선의 승패가 안팎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여야 대표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최근 안상수 대표의 잇단 언행 실수로 당내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번 재보선 승리가 ‘탈출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갑작스레 판이 커져버린 이번 재보선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선의 승패를 가늠하는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 대표는 전통적 강세지역인 김해을과 강원도를 비롯해 텃밭으로 분류되는 성남 분당을에서 모두 승리를 거머쥘 경우,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목소리를 키울 수 있게 된다.

    이와 달리 3곳 가운데 2곳 이상에서 패할시 당 내에서는 ‘지도부 책임 추궁론’이 고개를 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28일 “최근 당 내에서 안상수 대표를 바라보는 눈길이 곱지 않은 만큼, 4월 치러지는 재보선 결과에 따라 계파별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이에 따라 당은 재보선 선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천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설 이후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 선거를 승리로 이끌 인재를 후보로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장 예비후보들이 난립하고 있어 공천갈등 최소화가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손 대표는 민주당 내에서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승기를 잡지 못할시 ‘책임론’은 물론 그나마 남아있던 지지율마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갑원 의원 퇴출로 빈자리가 된 순천지역은 민주당의 텃밭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의 경우 이미 다른 야당들이 ‘무조건 양보’를 강조하면서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강원도지사 선거는 사실상 민주당이 내세울만한 카드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당 내에서는 이미 어려운 선거전을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도 타 야권의 유력 후보인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이 참여당 대표경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손 대표의 지지층을 잠식하고 있고, 당내에선 정동영 최고위원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으면서 손 대표는 샌드위치 압박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여야 모두 공천심사위원회를 발족, 선거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4.27 재보선 열기는 다음달 초부터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