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55) 대법관 후보자는 이용훈 대법원장의 '분신'으로 불린다. 이 대법원장의 고교(광주일고) 후배라는 인연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대법원장을 '진심'으로 모시는 인물이라고 법조계 인사들은 말한다. 그는 법원 내에서 이 대법원장에게 직언(直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다.

  • 사법 행정의 신념에서도 두 사람은 일치한다. 이 후보자는 2006~2008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으로 재직할 때 이 대법원장이 강조한 구술(口述)심리와 공판중심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애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 초 일부 젊은 판사들의 '튀는 판결'로 법원이 위기에 몰렸을 때 이 대법원장은 인천지법원장이던 이 후보자를 사법 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서슴없이 불러들였다. 그만큼 신뢰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가 대법관 후보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 대법원장은 작년 7월에도 그를 대법관 후보로 제청하려고 했으나, 청와대와의 조율 과정에서 실패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 대법원장은 이번에도 그를 고집해 결국 뜻을 관철시켰다.

    그의 친동생인 이광범(52)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는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설 멤버다. 이 부장판사는 최근 대법원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가 법원을 떠나면서 이 대법원장이 그의 형인 이 후보자를 대법관으로 임명제청하는 데 부담을 덜었다는 시각도 있다.

    이 후보자는 2006년 법원의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잇따른 영장기각을 놓고 검찰이 반발하자 영장전담판사와 함께 박영수 당시 대검 중수부장을 비밀리에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한 만남'이란 논란을 빚었다.

    그는 "판사가 진보·보수가 어디 있느냐. 법대로 판단하면 되는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부인 이덕미(52)씨와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아들 화송(사시 48회)씨도 해군 법무관으로 복무 중이다.

    ▲광주(사시19회)▲서울대 법대▲대법원 재판연구관▲서울고법 부장판사▲제주·인천지법원장▲법원행정처 차장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