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멤버 어머니, 지난해 초부터 자문 구해젊제연 "DSP, 정산내역·계약서 공개해야"
  • "동방신기 사태와는 본질 자체가 달라"

    인기걸그룹 카라의 멤버 중 박규리와 구하라를 제외한 나머지 3명(정니콜, 한승연, 강지영)이 소속사 DSP미디어에 전속계약해지를 통보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40대 이하 젊은 제작자들의 모임인 젊은제작자연대(젊제연)가 성명을 발표, "이번 사태는 소속사와 가수의 신뢰 관계가 깨져 발생한 것"이라며 '배후세력'의 존재나 '금전적인 문제' 등을 거론해 문제의 본질을 흐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

  • 연예기획제작사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대표 장석우)는 24일 '젊제연'을 대표해 <카라 사태에 대한 젊은 제작자 연대의 입장>을 언론사에 배포했다.

    젊제연은 "이번 카라 사태는 금전적인 문제가 아닌 멤버와 소속사 간의 신뢰문제"라며 "언론에서 문제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고 밝힌 뒤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과 일부 제작자의 제작사 중심적인 발언은 카라 사태에 대한 문제의 본질을 흐려놓는 여론몰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젊제연은 "소속사의 잘못을 멤버와 그 부모의 탐욕으로 빚어진 문제라며 카라 멤버를 부도덕한 가수로 매도해버리는 연제협 및 일부 제작사의 입장은 제작사의 권익만 보호하기 위한 이기적인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분쟁은 투명성이 전제되어야 하는 소속사의 계약 및 정산내역 공개 불이행으로 발생된 신뢰 관계의 문제이며, 동방신기 사태와는 그 본질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젊제연은 "SM을 비롯한 아이돌 그룹이 속한 모든 기획사는 정기적으로 가수들 혹은 미성년자 가수의 법정대리인인 부모에게 모든 정산 내역과 영수증을 첨부한 증빙 내용을 공개하고 있는데, DSP의 경우 진행돼 오던 계약이 멤버들 그리고 그들의 부모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이루어져 왔다"면서 "이에 수 차례 정산내역과 계약서에 대한 공개를 요구해 왔지만, 사태가 그룹 해체의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그 요구는 무시되고 있으며, 오히려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제기한 멤버 3인의 문제로만 집착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젊제연의 한 관계자는 24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역시 DSP미디어와 같은 제작자이지만 아티스트와의 관계에 있어 돈보다 신뢰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문제는 양자간 금전적인 다툼이 아니라, 회사 측을 상대로 한 가수 측의 '투명성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젊제연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젊제연(젊은제작자연대)은 카라 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 이같은 성명을 발표한 이유는?

    ▲카라 멤버의 한 어머니께서 지난해 초 젊제연을 방문, 관련 문제로 자문을 구하셨던 적이 있다. 당시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멤버들 모르게 계약이 진행되는 부분들이 있다면 소속사에 계약 관계를 명백히 밝혀달라는 요청을 하셔도 될 것 같다"는 조언을 드린 일이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배후설'이나 '금전 문제' 등이 언론에 오르내리며 마치 카라 측의 잘못으로 오도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아서 이런 성명을 내게 됐다.

    - 오픈월드가 젊제연을 대표해 보도자료를 배포한 이유는?

    ▲장석우 대표가 젊제연의 고문을 맡고 계시기 때문에 입장을 담아 발표하게 됐다.

    - 당시 카라 멤버의 어머니와 정확히 무슨 대화를 나눴나?

    ▲어머니께선 회사와의 계약 관계를 투명하게 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고 가수 측에서 이같은 요청을 하는 게 맞는 일인지, 혹시 다른 전례는 없는지를 물어보셨다. 그래서 "아티스트의 부모님들도 충분히 이런 시정 사항을 얘기하실 수 있다"는 조언을 해 드렸다.

    - 혹시 지난해 초 어머니가 젊제연을 찾아온 까닭이 소속사를 옮기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나?

    ▲오픈월드나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다는 말씀은 전혀 하신 일이 없고 오로지 DSP미디어와의 계약 관계에 대해서만 말씀하셨다. 물론 우리 역시 어머니에게 영입 제안을 한 적도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

    - 연제협(한국연예제작자협회)과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도 제작사이지만 아티스트와의 관계에 있어 돈보다 신뢰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문제는 양자간 금전적인 다툼이 아니라, 회사 측을 상대로 한 가수 측의 '투명성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 최근 카라 사태를 두고 배후설이나 일본 자금 유입설 등 온갖 루머가 떠돌고 있다.

    ▲근거도 없는 이런 식의 보도가 쏟아져 본질이 흐려지고 없다. 이번 일은 소속사가 해당 가수와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정산 내역이나 계약서 내용을 그때그때 공개하지 않아 벌어진 것인데 마치 가수가 소속사를 배신하고 나온 것처럼 비쳐져 안타깝다.

    - 이번 사태가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보나?

    ▲아이돌 가수들 중 어린 친구들도 많이 있는데 아티스트의 권익은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카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아이돌 가수의 경우도 데뷔 초 불공정한 계약에 시달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나중에 가수가 성장해 이같은 관계를 재정립하려 할 때면 가수가 회사의 신뢰를 저버리고 옮기는 것처럼 비쳐지는 경구가 태반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아티스트의 권익을 되찾고 보호하는 문제가 공론화 돼 소속사와 가수 모두가 상생하는 문화가 자리잡길 바란다.

    - 젊제연은 어떤 곳인가?

    ▲플레디스, 두리스타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제작사 관계자들이 모여 가요계 발전을 도모하는 모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