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참작 도움될까?"
  • 재판장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 받아"

    마약사범으로 구속된 탤런트 김성민(37)을 위해 동료·지인들이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동일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개그맨 전창걸(44)에게도 친형의 눈물어린 탄원서가 도착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19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522호 법정에서 대마초를 상습 흡연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 기소된 전창걸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던 노진영 판사는 "재판 전 피고인 형이 탄원서를 제출했다"면서 "이 편지에는 전창걸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다는 내용과 함께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 이와 관련 한 익명의 변호사는 "피고인이 재판을 앞두고 법원에 탄원서나 반성문을 제출하는 일은 흔치 않으나 경우에 따라선 이같은 행위가 피고인의 정상 참작에 도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며 "아마도 전창걸 측은 재판부에 피고인이 진심으로 참회하고 있음을 전달, 정상 참작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같은 탄원서가 판결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법조계 관계자들은 전창걸이 동종 전과가 없다는 점을 감안, "재판 중 참회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내비칠 경우 집행유예나 사회봉사명령 선에서 처벌될 공산도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실제로 2009년 4월 마약투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탤런트 주지훈(30)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120시간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다. 검거될 당시부터 자신의 모든 혐의를 시인했던 주지훈은 여러 경로를 통해 참회의 뜻을 내비치면서 예상보다 경미한 처벌을 받는데 그쳤다.

    그러나 재판장은 전창걸이 지난 13일 변호사를 통해 제출한 반성문에 대해선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는 해당 반성문이 피고인의 정상참작을 위한 참고 자료에서 누락됐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도 있고, 피고인의 혐의를 따져 묻는 재판 중 언급할 만한 성격이 아니라는 판단일 수도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창걸이 기소되기 직전 구치소에 수감돼 있을 때 한 지인과 나눈 대화의 녹취록이 검찰 측 증거 자료로 제출됐다는 점이다.

    이날 재판에서 재판장으로부터 녹취록을 건네받은 변호인과 전창걸은 적시된 내용을 살펴본 뒤 "별다른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해당 증거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구치소 접견 자리에서 녹음된 대화 내용이 증거로 채택됐다는 점을 볼 때 전창걸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단서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창걸의 모발 검사를 의뢰한 검찰은 "전창걸의 모근 부위에서 대마초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히며 해당 검사 결과를 증거물로 제시하기도 했다.

    전창걸은 이날 공판에서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자택 등지에서 여러차례에 대마초를 흡연하고, 일부를 김성민에게 건넨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전창걸은 검찰 진술 조사 과정에서 "김성민이 (손모씨를 통해)대마초가 있으면 달라는 요청을 해와 대마 일부를 건넸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전창걸의 권유로 대마초를 접했다"는 김성민의 종전 주장과 상충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사실상 결심 공판이 될 전창걸의 2차 공판은 오는 28일 오전 10시 2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