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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신종 플루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보건당국 특히 집단 학교생활을 관리하는 교육당국은 신종플루를 ‘단순한 감기’로만 치부하고 있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세계적 대유행 당시 처럼 무작정 검사나 예방접종을 남발하기에는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많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라북도 장수군 중학교 3학년 윤모(15)양이 신종플루 확진을 받은 이후 타미플루 처방까지 받았지만, 지난 3일 합병증으로 숨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9일에는 배우 유동숙 씨가 신종플루에 이은 폐렴호흡곤란 증후군 및 심근염 합병증으로 사망했으며 이어 12월 29일에도 신종플루로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신종플루로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 보건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다. 대부분 일선 학교가 방학을 시작함에 따라 다소 위험성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일반계 고등학교는 방학중 ‘보충수업’을 진행 중이며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실정이다.
400명 규모의 기숙사를 운영 중인 서울 G 고등학교 교장은 “매일 수백명의 학생과 교사가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기숙사라 보건 위생에 특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데 이번 신종플루 사망 소식에 불안해지는 건 당연”이라면서 “학부모들도 ‘예방접종’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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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한 여고생이 신종플루 백신을 단체 접종받고 있는 모습. 그러나 올해부터는 교육당국이 이런 집단 접종을 자제시킴에 따라 이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 자료사진
하지만 교육당국은 ‘대유행 가능성이 없다’,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는 식의 ‘마음 편한 소리’만 하고 있다.
<뉴데일리>가 입수한 지난 10월 각 시·도 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하달한 공문을 살펴보면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신종플루에 대해 대유행단계에서 후기 단계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각 교육청들은 신종플루를 제4군전염병인 ‘신종전염병 증후군’에서 제3군 ‘(계절)인플루엔자’로 대응 수준을 낮춰 관리하고 있다.
신종 플루를 특별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고 ‘단순 감기’처럼 대응하겠다는 내용이다.
먼저 열이 있거나 감기 증상을 보이는 학생을 대상으로 검진을 실시하는 것조차 자제토록 했다. 또 개별적으로 신종플루 확진을 받은 학생이 있더라도 해당 학생만 등교 중지시키고 나머지 학생에 대한 예방접종이나 단체 검진도 할 수 없게 했다.
수십명 규모의 집단 감염이 발생해도 학교장 판단만으로 '휴업'을 하는 것도 '자제'를 요청했다.
더욱이 각 교육청들은 이런 상황에도 학교별 신종플루 발생 현황조차도 아예 조사하지 않거나 조사했더라도 학교나 학부모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 오히려 불안감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당연히 현장에서 근무하는 학교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있다. 비용이 비싸고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질병을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다.
앞서 G 고등학교 학부모 운영위원장은 “인근 고등학교에서 신종플루로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는 소식에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하지만 교육청에서는 개별 확인으로 확진 받은 학생만 등교중지토록 하는 ‘소심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보건 담당자는 “보건복지부에서 내려온 지침에 따라 지난 대유행에 비해 가볍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 학교별로 손 씻기와 기침 예절 생활화 등을 통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도록 지시하겠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