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은 두번 선물을 주지 않아"…지지율 90% 육박
  • 퇴임을 앞두고 90%에 육박하는 여론조사 지지율을 성적표로 받아든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차기 대선 출마설을 부인했다.

    룰라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북동부 세아라 주 페셍 복합산업단지 내 정유시설 기공식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는 또다시 대통령직 복귀를 원할 정도로 미친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센수스(Sensus)의 조사결과 개인 지지율이 87%, 현 정부에 대한 긍정평가가 83.4%에 달했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앞서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이보페(Ibope)가 지난 16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도 룰라 대통령의 개인 지지율은 87%, 현 정부에 대한 긍정평가는 80%를 기록했다.

    룰라 대통령은 "신(神)은 한 사람에게 선물을 두 번 주지는 않는다"면서 "대통령직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오는 2014년 대선에 출마해 승리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지지율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후임자인 지우마 호세프(62.여)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그는 재선을 노릴 당연한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고, 호세프가 2014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말할 사안이 아니며 그의 문제"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 27일에도 "2014년 대선 후보는 호세프"라고 자신의 대선 출마설을 거듭 부인하면서 "우리는 2014년에 호세프가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는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다. 호세프가 후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은 그가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성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또 "나는 2014년 대선을 포함해 어떠한 선출직 공직에도 나설 계획이 없다"면서 "이제부터는 호세프의 재선을 위한 지원 활동을 벌일 것"이라는 말도 했다.

    룰라 대통령은 재임 중 자신의 대통령 3선 허용을 위한 개헌론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가 수그러든 것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직을 3번 연속 역임한 사람은 4번, 5번 하려는 욕심을 내게 되고, 이는 곧 독재정치를 낳게 된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헌법은 대통령의 3선 연임을 금지하고 있으나 대선을 한 차례 이상 건너뛴 뒤 출마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범국민적 지지를 받는 룰라 대통령이 2014년 대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