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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장기적으로는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원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남북이 분단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중국의 고위외교관이 밝힌 것으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서 드러났다.
위키리크스가 지난 28일 공개한 외교전문은 2009년 6월 주 카자흐스탄 중국대사와 미국 대사가 한 면담내용에서 이 같은 언급을 소개했다.
현재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를 맡고 있는 청궈핑(程國平)은 주 카자흐스탄 대사를 지내던 2009년 6월8일 카자흐 주재 미 대사 리처드 호글랜드(Richard Hoagland)와 만찬을 겸한 면담에서 남북한의 통일전망에 대한 질문에 "중국은 장기적으로 평화통일을 희망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남북한이 분단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 대사는 "북한의 정치상황이 아주 복잡하다"며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움직임이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전략에 따라 이루어지기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에 따라 (급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권력세습) 계획을 세울 만큼 시간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청 대사는 2009년 4월 이루어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과 관련, "이는 국제안보에 대한 위협이며 아주 골치 아픈 문제"라고 지적하고 "중국은 북한의 핵 실험에 반대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군부가 실제로 북한을 통치하고 있으며 국내 정치와 외교를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는 김정일 위원장이 생존해 있는 한 카리스마적 지도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며 아들 김정은과 처남 장성택 등은 그의 사후에나 전면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또 다른 전문에 기술돼 있다.
러시아 6자회담 차석대표 그리고리 로그비노프는 2009년 4월29일 주러 미국 대사관 정무 공사.참사 앨리스 웰스(Alice Wells)와 면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이 악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통치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그가 살아있는 한 카리스마적 지도자의 모습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들 김정은이든 처남 정성택이든 다른 사람들은 무대 뒤에서만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만일 김 위원장이 사망하면 이들이 전면으로 나와 자신들의 권력을 세우려 할 것"이라며 "이 경우 북한 상황은 상당히 불안정해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그비노프는 사견을 전제로 "권력 승계절차가 마무리되지 않는 한 아무것도 북한을 현재의 노선(강경 노선)을 포기하고 협상테이블로 돌아오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분간 6자회담 참여국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북한의) 권력 승계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