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만 제독 “21세기에 능력보다 지역 우선?”“국방부장관 예비역 5년차 이후 선발이 합리적”
  • “군 인사가 합리적이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은 정치성 때문이다.”
    김성만 전 해군 작전사령관(예비역 해군 중장)이 군 인사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현재 군은 후반기 진급심사가 진행 중이다.

  • ▲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 모습.ⓒ연합뉴스
    ▲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 모습.ⓒ연합뉴스

    김 제독은 “언제부터인가 군 인사가 개인의 능력보다 지역안배 여부가 언론의 주요 관심사항이 되었다”라며 “5년마다 정권이 교체됨에 따라 지휘관의 임기(통상 2년)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등 이런 저런 이유로 군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정치흐름에 순응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제독은 “북의 각종 도발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지휘관들이 상응하는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소 논리적 비약이지만, 군의 실전경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투부대의 해외분쟁지역 파병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군 지휘부가 없음도 이를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김 제독은 군 인사가 혁신되려면 우선 지연(地緣), 학연(學緣)과 근무연(勤務緣)을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서 고위공직자를 인선한 후 내세우는 원칙 중에 하나가 지역안배”라며 “좁은 나라에서 이런 원칙이 왜 필요한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그는 “매년 군 인사와 진급 철이 되면 이런저런 유언비어가 난무한다”라며 “지역안배를 하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이를 들추어내기 때문에 그렇게 안 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제독은 “숨은 인재를 널리 등용하는데 유독 출생지와 출신학교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현대사회의 규범에도 공정사회 실현에도 맞지 않다”며 “이제 망국의 굴레에서 벋어 날 시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의 출신지별 파벌 조성을 극히 혐오했던 해군 창설자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의 예를 들며 “국방부도 지금부터 전 장병에 대한 인사기록(신상명세서 포함)에서 원적-본적-출신학교(출신고)를 과감히 삭제하고, 대신에 학력은 '고교 3년 졸업', '전문대 3년 졸업, 컴퓨터공학 전공' 등으로 표기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제안했다.
    또 “공정성 제고를 위해 진급심사 자료를 계량화(진급고시 도입 등)하는 문제, 지휘관의 근무기간을 보장해주는 문제, 장성 인사를 각군 본부에 맡기는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제독은 “국방부장관 인선은 예비역 5년차 이후에서 선발하는 문제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와 같이 국방부장관을 합참의장과 각군 총장 중에서 바로 인선할 경우에는 소신 있는 근무가 어려울 수 있고, 특히 대통령에 대한 군 통수 보좌에 저해요소가 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