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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살리기사업은 강의 본류만이 아니라 하천, 실개천을 동시에 살리는 사업이다. 지천이나 실개천, 동네의 도랑들이 깨끗해지고 생태복원이 돼야 그 물이 흘러 모이는 본류의 강이 맑아지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의 지원과 지자체의 노력으로 버려졌던 도심의 하천들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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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측] 여름이면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터가 되고 있는 성내천. [우측 상단] 성내천 주변의 자전거도로는 송파구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우측 하단] 벚꽃이 만개한 봄날, 온천천을 거닐며 봄의 정취를 만끽하는 부산 시민들
◆ 30년 애물단지에서 생태하천으로 변한 서울 송파구 성내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성내천은 콘크리트 뒤범벅에 악취를 풍기던, 다 메말라버린 하천이었다. 1970~80년대 제방과 바닥을 콘크리트로 조성한 이후 30년 동안 온갖 쓰레기와 악취, 유해 곤충이 들끓어 주민들의 원성이 높았다.
천덕꾸러기 성내천이 새롭게 태어난 것은 2002년 12월, 송파구가 본격적으로 성내천 복원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성내천 복원사업은 6년 10개월 동안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2002~03년에 추진된 1단계 사업에서는 지하철 5호선 공사로 인해 솟아오르는 깨끗한 지하용출수(1급수)를 성내천 상류로 끌어올려 흐르도록 했다. 하루 2,000톤의 물이 성내천으로 흘러들어가면서, 끊기고 메말랐던 성내천이 조금씩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성내천에 공을 들인 결과는 놀라웠다. 1급 하천에만 산다는 재첩, 다슬기가 서울에서 모습을 감춘 지 20년 만에 돌아오고 왜가리 같은 철새들이 찾아오는 생태하천으로 완전히 변모했다. -
- ▲ 온천천의 지하철이 지나는 구간은 복원사업전 콘크리트 제방(左)에서 복원 후(右) 자연석과 녹지공간으로 변했다.
◆ 부산시민이 만들어낸 걸작 도심 속 생태하천 온천천
옛날 동래 지역의 젖줄 역할을 하던 온천천은 70, 80년대 급속한 도시화 산업화 과정에서 난개발을 거듭해 원래 기능을 상실했다. 지하철 교각이 들어서고 하수관이 매설됐으며 하천 제방은 대규모 콘크리트 주차장으로 변했다.
온천천의 옛모습 찾기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부산시민들이었다. 우선 하천 물 확보를 위해 펌프장과 유입관로를 설치, 매일 낙동강 물 3만~5만 톤을 끌어들였다. 낙동강 물 유입으로 온천천의 수위는 평균 13㎝ 상승해 늘 물이 흐르게 됐고, 평균 수질도 5급수에서 3급수로 크게 개선됐다.
온천천 상류지역의 흉물스럽던 콘크리트 제방을 모두 걷어내고 자연석을 쌓았고 징검다리, 여울, 소 등을 설치했다. 또 생태호안을 조성해 갈대와 억새 군락지를 만들고, 철쭉·영산홍 등 2만 그루의 화초를 심어 계절별 차별화된 녹지공간을 조성했다.◆ 수달이 쉬리와 함께 노니는 생태낙원 전북 전주시 전주천
전주천에는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1급 멸종위기 동물인 수달과 청정수에만 산다는 쉬리가 서식하고 있다. 이처럼 귀한 동물들이 전주천에 모여들 줄은 10년 전만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전주천은 1975년 이후 유량이 매년 감소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하천이었다. 전주천 주변에는 주거지와 시가지가 밀집해 있어 생활하수가 끊임없이 흘러들었고, 인근 지류하천에서는 오염물질이 유입됐다.
전주천이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하게 된 계기는 2000년 전주시가 ‘고향의 강을 회복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강 살리기 사업에 착수하면서부터. 2002년 까지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진 복원사업 중 첫 번째는 하천수를 확보해 전주천에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주변의 오염원을 제거하고 정화시설을 설치해 지천의 오폐수가 전주천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했다. 그 결과 수질이 빠르게 개선되어 2003년 1월 전주 시가지 입구 물은 1급수에 가까워졌다. -
- ▲ [좌측] 전주천 한벽보 주변의 수변공간 [우측 상단] 전주천 어은교 상류에 조성된 습지 [우측 하단] 전주천에 살고 있는 수달가족
◆ 맑아진 신천 물길 따라 복원될 대구시민들의 추억
신천은 대구광역시의 역사와 발전을 함께 하고 있는 유서 깊은 하천이다. 대구시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금호강과 합류하는 12.5㎞ 길이의 신천은 대구의 한강으로 불릴 만하다. 하지만 신천은 무분별한 도시 개발과 더불어 예전의 청정함을 잃어갔다.
낙동강살리기사업에 따라 신천은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수변도심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이에 따라 둔치에 방만하게 설치된 시설물들은 일제 정비되며 콘크리트로 된 하천 바닥을 걷어내고 각종 수생물이 자라나는 공간으로 바꾼다. 또 물고기가 다닐 수 있는 어도를 만들고 기존의 보 역시 친환경 구조물(돌을 깐 보)로 바꿀 계획이다. 그 외에도 게이트볼, 테니스장 등 다목적 운동마당이 조성되며 징검다리도 3곳에 새로 놓는다.◆ 팔당호 오염 주범에서 수호천사로 재탄생한 경안천
1980년대 초만 해도 경안천은 사람들이 물놀이도 하고 피라미도 잡던 청정하천이었다. 하지만 1980년 후반 들어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근처에 축산농가 등이 대거 들어서면서 수질이 악화됐다. 경안천이 오염되자 그 물이 흘러들어가는 팔당호도 수질이 악화됐다. 팔당호의 물은 수도권 시민 2,500만 명,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이 마시는 식수원이다. 팔당호 전체로 보자면 경안천이 차지하는 수량 비중은 크지 않지만 오염부하량은 팔당호 전체의 16%에 이르러 팔당상수원의 주요 오염원으로 꼽혀왔다.
그러던 경안천이 180도 달라졌다. 경기도는 올해 3월 경안천의 BOD가 2.9㎎/L로 2007년 3월에 조사된 7.3㎎/L보다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팔당호 수질도 좋아졌다. 팔당수질개선본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팔당호의 평균수질은 BOD 1.0㎎/L로 팔당상수원 특별대책 시행 이후 최상의 수질을 기록했다.
이처럼 경안천이 바뀌게 된 것은 정부와 경기도, 그리고 기업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경안천 살리기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팔당호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도내 하천의 수질 모니터링과 오염물질 배출업소 단속을 펼쳤고, 공공하수 처리시설 50개소를 확충했다. -
- ▲ [좌측] 대구 신천에 설치된 가동보 [우측] 경안천 생태공원은 팔당호로 흘러들어가는 물을 정화시킬 뿐 아니라 빼어난 풍광도 자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