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나의 일부" "알카에다 제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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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는 10일 동남아시아 최대의 이슬람 사원인 인도네시아 이스티클랄 사원을 방문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두 사람 모두 신발을 벗은 채로 사원 곳곳을 걸었다.

    오바마 부부는 이날 이맘(이슬람 성직자) 하지 무스타파 알리 야쿱의 안내를 받으면서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경청하는 등 이슬람교에 최대한 예우를 갖췄다.

    특히 미셸 여사는 머리 위로 스카프를 둘러 인도네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슬렘 여성의 의복인 '질밥(히잡)'을 연상시켰다. 미셸 여사는 비단 질감의 연초록색 바지와 상의를 입어 화려함보다는 우아함과 단정함을 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권과 화합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자카르타 중심가의 이스티클랄 사원을 둘러볼 때 이맘으로부터 성탄절에 인근 성당의 주차 공간이 부족할 때는 예배자들을 위해 사원 주차장을 개방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이것이 (종교 간) 협력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문 첫날인 9일에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이슬람권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자신의 노력이 "올바른 길"이라면서 아직 그 뜻을 완수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이 안보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슬람 세계와 관계 강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년시절을 보낸 인도네시아를 다시 찾으면서 색다른 감회에 젖기도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직후 어릴 적 살던 곳에 돌아와 "깊이 감동받았다"며 "1967년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술회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사원 방문 후 인도네시아대학 연설에서 6천명이 넘는 청중을 향해 현지어로 "앗살라무 알라이쿰(평화가 함께하길)"이라고 인사한 뒤 "인도네시아는 내 일부다"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그는 현지 속어로 "내가 고향 마을로 돌아왔다"고 말해 폭소와 박수를 자아내기도 했다. 더불어 어린 시절 자신이 미국 대통령으로서 자카르타에 돌아올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가 "폭력적 극단주의"에 맞서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을 이룩했다면서 "우리 모두는, 어떤 종교의 지도자도 아닌 알-카에다와 그 추종세력을 제압해야 한다. 이는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거듭 미국과 이슬람권이 "의심과 불신"을 넘어 테러에 함께 맞서야 한다며 "단합과 다양성"의 가치를 강조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