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MB의 국회 시정연설 총리 대독 비난"국회 찾지 않는 것은 국민 무시하는 것"靑 "노무현 대통령도 시정 연설 한 번 했다"
  •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산업자원부) 까지 지낸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은 25일 자당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출장은 다른 어느 대통령보다 2배 3배 다니면서 강만 건너면 국회인데 왜 안 오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이날 김황식 국무총리가 대독한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문제 삼은 것. 정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국회를 찾지 않는 것은 국회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다. 국민과 소통하는 노력을 해달라"고 요구했고, 이인영 최고위원도 "이 대통령이 강 건너 국회에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국회를 강 건너 불 보듯 하기 때문"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런 비난과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도 국회 시정연설을 한 것은 취임 첫 해인 2003년 딱 한 번 뿐이다. 정 최고위원의 논리대로 라면 노 전 대통령도 국민을 무시한 것이 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설기록비서관실에 확인해 본 결과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특별한 규칙이 있는 게 아니다"면서 "역대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살펴보면 1988년 노태우 대통령, 2003년 노무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한 번씩 한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비난에 대해선 "트집"이라고 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통상 첫해에 간다"면서 "대통령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가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오늘은 외교 일정이 있어 국회에 충분히 양해를 구했고, 김황식 신임 총리도 국회에 인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도 "확인해 본 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시정연설은) 한 번 했다"면서 "더구나 오늘은 대통령이 외교 일정도 있어서 미리 국회에 양해를 다 구했다"고 말한 뒤 "민주당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안 왔다고 비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사실 관계만 확인해 보면 아는데…"라며 민주당의 비난에 '어이없다'는 반응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