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아닌 순수한 록 음악 전달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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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가득 찬 오늘날의 빌보드 차트 '톱 40' 경쟁이 아닌, 순수한 록 음악을 전달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록 기타리스트 중 하나로 꼽히는 카를로스 산타나는 14일 연합뉴스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최근 발표한 앨범 '기타 헤븐'의 제작 의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기타 헤븐(Guitar Heaven:The Greatest Guitar Classics of All Time)'은 산타나가 록 음악의 클래식이라 할 만한 주옥같은 곡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연주한 리메이크 앨범이다. 레드 제플린부터 롤링 스톤스, 비틀스, AC/DC, 도어스, 딥 퍼플, 지미 헨드릭스 등의 노래 12곡(디럭스 버전은 2곡 추가)을 기타 솔로 중심으로 편곡해 연주했다.

    산타나는 "이번 앨범은 프로듀서인 클라이브가 먼저 내게 제안한 컨셉이었다"며 "록 음악의 가장 근본적인 악기는 기타이고, 그런 기타에 헌정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곡 과정에 대한 답변은 산타나가 이번 앨범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게 했다.

    "클라이브와 나는 우선 롤링스톤지에서 뽑은 역대 최고의 기타 곡 100위 리스트를 살펴보았고 그 중에서 어떤 곡이 나에게 맞을지 선별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물론 모두 명곡이고 믿을 수 없는 성공을 거둔 곡들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것이 어떤 식으로 '산타나 화'가 될 수 있느냐였죠. 얼마나 그 시도가 신선한 것인지도 중요하고요. 결국 클라이브와 나는 각각 7곡씩 선택해 앨범에 수록된 총 14곡이 나왔는데, 한 곡 한 곡이 나에게 의미가 색다른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앨범의 곡들을 연주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점을 물었다.

     "원곡이 물론 훌륭한 곡이지만 그 원곡을 바탕으로 내가 느낀 것들을 그대로 기타 연주에 옮기는 것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예를 들어 '와일 마이 기타 젠틀리 윕스(While My Guitar Gently Weeps)를 듣고 내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저녁노을이 질 무렵의 유럽 샹젤리제 느낌같은 따스함이예요. '백 인 블랙(Back In Black)'은 클래식 록과 21세기형 힙합의 만남으로 나는 마치 성난 사춘기 소년처럼 나스의 랩에 문답하는 형식으로 연주했죠."
    그는 "기본적인 틀을 '산타나 식 재해석' '산타나 화'에 맞추고자 했다"며 "프로듀서인 클라이브도 모든 게스트 보컬과 악기 연주자들에게 '산타나의 기타 연주를 건드리지 마라'라는 조건을 내걸었고 다행히도 그런 과정을 통해 한 곡 한 곡 개성이 살아있으면서도 들으면 바로 '아, 산타나'라고 느낄 수 있는 음반이 탄생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여름 '우드스탁 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준비됐던 국내 음악 행사에 헤드라이너(주요 출연자)로 이름이 올랐다가 행사가 무산된 데 대해서는 "한국 공연에 관해 상세하게 아는 바는 없다"며 "하지만 한국에 갈 기회를 놓쳤다는 건 정말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가능하면 열정적인 한국의 팬들을 빨리 만나서 나의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타나는 앞으로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나의 꿈은 월드컵이나 슈퍼볼 같은 이벤트보다 특별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중동이나 아프리카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과 함께 모여 일종의 포럼 같이 그들은 연설을 하고 우리는 연주를 하는 것이죠."
    후속 앨범은 아직 구체화 되진 않았지만 퓨전 연주 음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쉐이프 시프터(Shape Shifter)라고 하는 앨범으로 존 맥러플린과 함께 또 한 번의 작업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또 나의 와이프 신디 블랙맨과 데니스 챔버스도 함께 하게 될 거예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