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결승전의 여섯번째 키커는 어떻게 결정?장슬기 "여섯번째 서 있어서 나가 찼다" 소개
  • 대한민국 우승으로 끝난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축구대회 결승전의 마지막 승부차기 키커는 최덕주 감독의 지시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승부차기 까지 간 결승전은 다섯번째 정규 키커로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이때까지는 최 감독이 키커를 지정해 줬지만 승부를 결정지은 여섯번째 키커 장슬기(16)는 최 감독의 지시에 의해 정해진 게 아니었다.

  • ▲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U-17 여자월드컵대표 선수단을 초청해 환영 오찬을 하기에 앞서 선수들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U-17 여자월드컵대표 선수단을 초청해 환영 오찬을 하기에 앞서 선수들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사실은 29일 청와대를 방문한 대표팀 선수들과 이명박 대통령의 오찬 자리에서 뒤늦게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 감독에게 '여섯번째 키커는 어떻게 결정했느냐'고 묻자 '제가 결정을 안했다'고 답하더라"면서 "궁금해서 장슬기 선수를 불러 물어봤더니 본인이 여섯번째에 서 있어 나가 찼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오찬에서는 대회 기간에 있었던 에피소드도 소개됐다. 청와대는 이날 오찬 메뉴로 송편 등 추석 음식을 준비했다. 선수들 추석 명절 기간 해외에서 경기를 뛴 만큼 명절 음식을 못 먹었을 것이라 판단해서다. 또 대회 득점왕과 MVP까지 수상한 여민지 선수가 인터뷰에서 갈비를 먹고 싶다고 해 오찬 메뉴에는 갈비도 포함됐다.

    청와대는 선수들에게 준비한 오찬 메뉴의 이런 배경을 설명하자 선수들은 "한국 음식을 많이 준비해 줘 먹을 수 있었다"고 답하며 옆에 있는 북한 선수단이 안타까워 불고기와 김치를 싸서 전달해 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우리 선수단이 북한 선수단을 찾아 불고기와 김치를 전달했으나 북한 선수들은 "일 없습네다"라고 거절했고, 이에 우리 선수단이 그냥 발길을 돌리자 북한 선수단이 뒤늦게 "그렇다고 그냥 가져 가느냐"며 음식을 받아갔다는 것이다. 한 선수단 관계자는 "북한 선수단으로 부터 '고맙다'는 말도 듣지 못해 섭섭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찬에서 "여러분은 국민에게 정말 기쁨과 희망을 줬다. 최 감독을 포함해 팀원들을 돌봐 준 여러 사람의 덕분"이라며 "열악한 조건 속에서 선수를 잘 키워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스페인전과 나이지리아전, 결승전도 꼬박꼬박 다 봤다"고 소개한 뒤 "어린 선수들이 겁 없이 뛰고, 협력하고 숏패스하는 것을 보니까 남자 선수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선수들이) 출국할 때는 안 나갔을 텐데 올 때는 나갔더라"며 "잘할 때 반짝 관심 갖지 말고 꾸준히 관심을 가져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는 데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 발언을 하려 했으나 선수들이 오찬 도중 신세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공연이 이어지자 전부 무대로 뛰어나가는 바람에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