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욱 동아대 석좌교수는 27일 "북한의 급변사태는 한국과 중국 모두에게 엄청난 부담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하는 '한ㆍ중 평화포럼'에 앞서 이날 미리 배포한 '한반도 통일이 한.중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급변사태가 오지 않도록 사전에 협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분단은 강대국 정치의 산물로, 중국은 스스로 분단의 희생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전 참전을 통해 한반도 분단의 공고화에 적지않게 기여했다는 이중적 유산을 갖고 있다"며 통일 한국을 건설하는 데 중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한반도 통일이 실현되면 중국은 한반도 분단에서 오는 엄청난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면서 "아울러 그 과정에서 필수적인 미국과 중국의 협력을 통해 양안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고 국제사회에서도 진정한 대국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분단의 지속으로 한국과 중국이 치르는 비용도 크지만 통일에 미리 대비하지 못해 치러야 할 부담은 이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무겁다"면서 "한반도 통일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양국이 함께 풀어야 할 역사적 책무"라고 덧붙였다.

    '북핵문제 및 당면 한ㆍ중관계'를 주제로 발표하는 왕지스(王緝思)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장은 발제문에서 북한 핵 개발의 주요 목적이 집권층의 권력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북핵문제는 근본적으로 북한문제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원장은 "북한의 현행 정치체제와 대내외정책의 주요 방침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핵문제가 단독으로 해결될 수 없다"면서 "북핵문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북한의 내부정치에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9년 이후 중단된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가장 낙관할 수 있는 결과는 과거 반복됐던 힘겨루기를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현단계에서 경제제재이나 군사위협 또는 외교담판 방식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왕 원장은 또 "북한이 2009년 들어서부터는 미국과 기타 핵보유대국이 모두 핵무기를 포기하는 조건 하에서만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며 "이는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대문을 완전히 걸어잠근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오는 28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하는 이번 포럼에는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과 천영우 외교통상부 제2차관이 각각 축사와 기조연설하고 정 교수와 왕 원장이 차례로 오전과 오후 세션의 발제자로 나선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