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국과 통신데이터, 인터넷에 1분 간격 공개 지난 6월 G20 정상회의 동선 중계하듯 나타나
  • 해외 순방 중인 대통령 전용기의 송수신 내용이 인터넷 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노출된다?
    자칫하면 대통령 경호에 치명적 위험 요소일 수 있는 이같은 일들이 실시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http://andocu.tistory.com)를 통해 “지난 6월 말 이 대통령의 제4차 G20정상회의 참석과 29일 파나마 방문, 31일 멕시코 방문 때의 대통령 전용기 송수신 내용이 실시간으로 공개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9월 이 대통령의 UN 순방 때 대통령 전용기의 송수신도 인터넷에 실시간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6월 26일 제4차 G20정상회의 등 참석에 이용한 비행기는 대한항공으로 부터 장기 임차한 B747-4B5 기종으로 편명은 HL7465. 
    이 전용기가 지상과 교신한 이른바 ACARS 교신이 이 교신을 전문적으로 추적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노출됐다고 안씨는 블로그에서 밝혔다.
    ACARS는 Aircraft Communication Addressing and Reporting System을 줄인 약어로써 운항중인 항공기와 지상국간의 음성통신을 데이터통신화한 시스템을 말한다.

    안씨는 “지난 2003년 7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이 사이트는 ACARS 교신을 전문적으로 캐치하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며 “현재 유럽과 미국, 동남아 일부 지역의 유저들이 이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그 지역에서 송수신되는 ACARS 교신을 입수, 서버에 자동 업로드시킴으로서 실시간으로 인터넷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60초 간격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어 아무리 늦어도 60초 내에 송수신 기록이 노출된다는 것이다
    안씨가 이 사이트에서 이 대통령 전용기인 HL7465기를 검색한 결과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3일까지 현재 모두 10건의 ACARS 교신 기록이 검색됐으며 교신시각은 물론 출발지와 목적지 등도 비교적 상세하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날짜별로는 6월 26일이 3건, 6월 28일이 2건, 7월 2일이 2건, 7월 3일이 3건으로 이 대통령의 캐나다-중남미 순방일정과 정확히 일치했다”고 밝혔다.
    ACARS 자료를 보면 대통령 전용기는 공군1호기를 뜻하는 KAF001이라는 콜사인을 사용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KE0001, KE7465라는 편명을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 ▲ 인터넷 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나타난 지난 6월 대통령 전용기의 송수신 내용. ⓒ 안치용씨 블로그
    ▲ 인터넷 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나타난 지난 6월 대통령 전용기의 송수신 내용. ⓒ 안치용씨 블로그

    안씨는 “6월 26일 새벽 3시 1분에 송수신된 기록을 보면 비행루트가 ICN-NRT-LAX(인천-나리타-로스앨젤레스)로 돼있어 성남공항을 출발, 일본 상공에서 교신된 것으로 추정되며 목적지에 대한 정보도 정확히 기재돼 있어 충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또 6월 28일 14시 23분 기록을 보면 CYYZ-MPTO(토론토 피어슨공항-파나마 토쿠멘 공항)으로 간다고 나타나 대통령 전용기의 항로가 실시간 노출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7월3일 6시35분 기록(#CFB A RPT1 PG1 L-PLF SUMMARY REAL TIME LT 02JUL10 2229 B HL7465 03JUL10 0435 KAF001 PANC/RKSM 685-2270-011 PW-506 ER C 22100600A D 3409703JUL1004333433 ERHA)을 보면 앵커리지를 의미하는 PANC, 성남 서울공항을 의미하는 RKSM 등의 문자와 함께 시간이 기록돼 있어 대통령의 행로를 고스란히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씨는 이어 “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0~26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고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피츠버그를 방문했을 때의 일정도 모두 5차례나 노출됐다”고 밝혔다. 당시 이 대통령은 아시아나항공에서 보잉기를 임차해 전용기로 사용했으며 등록편명은 HL7428이었다.
    같은 사이트를 검색한 결과 이 기간 대통령 전용기의 ACARS 송수신이 모두 5건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고의 보안사항인 국가 원수의 해외 순방 일정이 실시간으로 불특정다수에게 노출된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안씨는 “모든 비행기가 이용하는 시스템이라고 하지만 대통령 전용기만이라도 이의 노출을 막는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