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국회, 대통령이 조폭 보스?

"위장전입, 투기, 위장취업, 이권개입, 탈세·탈루, 병역기피 전부 조폭들이 하는 짓 입니다"

큰 소동 없이 진행되던 24일 국회의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장이 순간 술렁였다.

마이크를 잡은 건 민주당 최문순 의원. 미디어법 통과에 대한 항의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복귀한 최 의원은 마이크를 잡자 대뜸 이렇게 소리부터 질렀다. 인사 때 마다 위장전입과 병역기피 등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 정부의 고위 공직자와 이들에 대한 인사를 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었는데 문제는 최 의원의 '표현'이었다. 이 대통령을 '조직폭력배 보스' 비유한 것으로 오해할 발언을 했기 때문.

최 의원은 "청문회에 앞서 (청문회) 자체에 대해 한 마디 하겠다"고 포문을 연 뒤 "국민들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일반 국민들이었다면 전부사법처리 당했고, 지금도 사법처리를 당한다. 전부 조폭들이 하는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을 겨냥해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조폭들도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모욕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최 의원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에게 항의한다. 이게 뭡니까. 자신들이 인정하는 범법자 데려다 놓고 장관시켜달라니 조폭 중간보스 뽑습니까? (그것과) 뭐가 다릅니까? 기본 자질이 안 된 분들, 스스로 범법을 한 분들을 (고위 공직자로) 뽑아달라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라고 비난했다.

8.15 경축사를 통해 '공정한 사회'를 국정 키워드로 던진 이 대통령을 향해선 "진심으로 그렇게 되길 바라지만 이런 분들과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겠느냐. 정신분열증 걸릴 것 같다. 국민들도 화병 걸린 분들 많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 발언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조진형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임명제청권자가 조폭이나 범법자를 추천했겠느냐"며 "이것은 임명제청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 허원제 의원도 "조폭이란 용어 자체가 청문회에서 사용할 언어는 아니다"고 거들었다. 한선교 의원은 "소리나 지르고 윽박지르면 청문회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서갑원 의원도 의사진행발언에서 "실제로 범법했잖아요. 각종 위법사실 드러났잖아요. 위법사실이 드러난 사람을 추천했기 때문에 검증하는 것인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불쾌하다. 사과하라"고 주장하면서 청문회장은 한때 소란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