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작가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과 '1984년'이란 소설로 전체주의를 고발하였다고 하여 反共자유민주주의자로 잘못 알려져 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사회민주주의를 신념으로 갖고 있었던 이다. 그는 스페인 內戰(내전)이 일어나자 좌파 편(공화파)에 지원병으로 참전, 목 관통상을 입었다. 오웰은, 좌파가 지배하던 바르셀로나에서 소련의 지령을 받은 공산주의자들이 동료 좌익세력(무정부주의자들, 사회주의자들 등)을 무자비하게 숙청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이 체험이 그의 생각을 바꾸었다. 그는 스탈린식 전체주의는 히틀러식 나치주의와 같거나 더 악독하다고 믿게 되었다.
     
     그가 영국으로 돌아와 스탈린식 공산주의를 비판하는 글을 써도 실어주는 편집인을 찾기 어려웠다. 2차 세계대전을 前後(전후)한 시기였으므로 영국의 지식인 사회도 소련에 동정적이었다. 그는 '영국에서 지식인들이 가장 하기 힘든 일은 소련을 비판하는 것이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그가 자유민주주의자보다 더 예리하게 공산 전체주의를 비판하게 된 것은 한때 같은 편에 서서 프랑코 군대와 싸웠으며 그들의 僞善(위선)을 내부에서 지켜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동물농장'을 위한 서문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출판인들과 편집자들이 어떤 기사들을 싣지 않기로 한다면 이는 고발을 당할까 봐 겁이 나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여론이 두려워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이 나라에서 이러한 知的(지적)인 비겁성은 작가나 언론인들이 직면해야 하는 最惡(최악)의 敵이다>(이 문장은 공개되지 않은 서문에 실린 것)
     
     <자유란, 사람들에게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들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조지 오웰의 一生을 다룬 영화에는 그가 자신의 글을 거부하는 편집자에게 이렇게 항의하는 장면이 나온다. 

     "자네는 신념을 사실보다 더 重視(중시)하는 사람인가?"
     
     이 질문은 글을 써서 먹고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던지는 도전장이기도 할 것이다.
    50을 채우지도 못하고 죽은 조지 오웰의 가치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빛나는 것은, 그리하여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知性으로 평가되는 것은, 자신이 발견해간 사실을 자신의 신념보다 늘 우선시키면서 자신의 생각을 고쳐간 知的 성실성 덕분일 것이다.
     
     그는 1946년 트리뷴에 기고한 글에선 이렇게 주장하였다.
     <우리는 사실이 아니란 것을 알고 사실이 아님이 증명되어도 사실을 왜곡하여 우리가 옳다는 주장을 한다. 知的으론 이런 과정을 무한대로 끌고 갈 수 있다. 이런 행동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런 가짜 확신이 확고한 현실과 충돌할 때인데, 보통 戰場에서 그렇게 된다>
     
     그렇다면 말장난과 僞善의 곡예를 펼치는 한국의 좌경적 지식인들이 꿈에서 깨어날 때는 그들이 불러일으킨 전쟁의 피비린내를 맡으면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