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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과장한 줄 알았더니 윤지선은 몰라보게 날씬해졌다.
살 뺀 몸매를 자랑하려고 윤지선은 소매없는 셔츠에 반바지를 입었다. 뱃살도 들어간데다 두 다리는 통통했지만 곧다. 아저씨들이 환장 할 몸매였다.「어이구, 야.」
하면서 앞자리에 앉은 김민성이 위아래를 훑어보는 시늉을 했더니 윤지선이 깔깔 웃는다.
살을 빼면 성격까지 달라지는 모양이다.오후 7시, 홍대 근처의 카페 안이다.
「하루 한끼, 바나나 두 개만 먹고 운동했어.」
가슴을 내민 윤지선이 말을 잇는다.
「난 취업보다 이게 더 중요해.」종업원이 다가왔으므로 둘은 맥주에다 과일 안주를 시켰다. 김민성은 꼬치안주를 먹고 싶었지만 윤지선은 묻지도 않고 제가 주문했다. 카페 안은 대학생 손님으로 가득 차 있다. 방학 때라 외국에서 돌아온 유학생이 많은 때문인지 도처에서 영어가 난무했다.
「근데, 살하고 성욕이 비례한다면서?」
김민성이 본론을 꺼내었다.
「어때? 지금은? 생각이 뜸해졌어?」
「아니?」
정색한 윤지선이 머리를 저었다.
「형을 보니까 후끈후끈해.」
「어디가? 거기가?」
「응. 몸이 비틀리고.」
「너, 정말 왜 이렇게 달라졌냐?」
「여자는 그렁겨.」그러더니 의자에 등을 붙이고는 지그시 김민성을 보았다.
「형, 그날 하주연이하고 잤지?」
「응? 언제?」
했지만 김민성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날, 동해로 가는 길에 하주연하고 모텔에 들렸을 때가 번개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때 윤지선이 말을 잇는다.
「둘이 시치미를 딱 떼고 있었지만 냄새가 펄펄 났지. 둘 다 간식을 든든하게 먹은 표정이었다구.」
「야, 오바하지마.」
「여자란 이상해. 내가 봐도.」
하더니 윤지선은 종업원이 내려놓고 간 맥주병을 들고 김민성을 보았다.「하주연이가 그 703호 놈하고 다시 만나고 있어. 놀랍지?」
「아니? 전혀.」맥주를 병채로 한모급 삼킨 김민성이 정색하고 말을 잇는다.
「그렇게 될 줄 예상했어.」
「주연이가 그렇게 약한 애는 아닌데.」혼잣소리처럼 말한 윤지선이 똑바로 김민성을 보았다.
「여자하고 남자는 다른가? 배신한 상대에 대한 반응이.」
「야, 그딴 이야기 그만.」이맛살을 찌푸린 김민성이 주위를 둘러보는 시늉을 했다.
「약 먹은 놈들이 많구만.」
「약 사줄까? 뿅 간다던데.」김민성의 눈치를 살핀 윤지선이 말을 잇는다.
「그거 할때도 좋대. 오래가고 강해진대.」
「너나 먹고 해.」
「하긴 형은 그거 안먹어도.」
하더니 윤지선이 반쯤 마신 맥주병을 내려놓고 묻는다.「형, 모텔 갈까?」
「그게 가장 건전할 것 같다.」
자리에서 일어선 김민성이 손목시계를 보았다. 오후 9시도 안되었다.「이거 지금 들어가면 3회전은 뛰어야 풀려날 것 같은데.」
그러자 윤지선이 큭큭 웃더니 김민성의 팔짱을 끼었다.
행동이 자연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