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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삼바축구의 대명사 브라질이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에게 덜미를 잡혔다.
브라질은 지난 2일 밤 11시(한국시간)에 열린 네덜란드와의 월드컵 8강 경기에서 후반 자책골과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1-2로 패배, 4강 진출이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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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한 행사에 참석한 펠레.
이날 패배의 주역(?)은 브라질의 펠리페 멜루(27·유벤투스)였다. 그는 후반 8분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하는가하면 후반 28분엔 수비 도중 넘어져 있는 네덜란드의 아르옌 로벤을 밟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결국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펠리페 멜루의 어리석은 플레이로 인해 브라질은 2006년 독일대회에 이어 또다시 8강전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겪게 됐다.
이처럼 모두가 우승후보로 지목했던 브라질이 탈락함에 따라 일각에선 "펠레의 저주가 다시 시작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고 있다.
'축구황제' 펠레가 이번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가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예언한 것이 "펠레가 예측한 팀은 월드컵에서 낭패를 보게 된다"는 이른바 '펠레의 저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브라질은 8강전에서 탈락했으며 나머지 독일과 아르헨티나는 3일 밤 4강행 티켓을 놓고 격돌을 벌일 예정이다. 결국 펠레가 지목한 우승후보 3개 팀 중 2개 팀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 셈이다.
사실 펠레는 남아공 월드컵 개막 직전 영국 일간지 '미러'와 인터뷰에서 브라질과 스페인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했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독일을 경계해야 할 팀으로 거론했으나, 16강 전을 치르던 중 아르헨티나의 전력이 예상외로 탄탄하고 스페인이 1차전에서 스위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자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가 우승할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한 바 있다.
잉글랜드 역시 이번 월드컵에서 펠레의 저주를 받은(?) 케이스. 펠레는 잉글랜드가 최소한 4강에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펠레의 섣부른 기대 탓인지 잉글랜드는 시종 졸전을 펼치다 16강에서 탈락하는 망신을 당했다.
'펠레의 저주'란 펠레가 강팀으로 지목한 팀들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졸전을 펼치게 된다는 일종의 징크스다.
실제로 지난 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펠레는 자국 브라질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예상했으나 브라질은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예선 탈락하는 망신(?)을 당한 사례가 있다. 또 98년에 열린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펠레는 브라질과 스페인이 우승후보라고 예상했지만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브라질은 결승에서 프랑스에게 무릎을 꿇었다.
우리나라 역시 펠레의 저주에 '희생양'이 된 적이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이 열리기 직전 펠레가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낙관했던 것. 이를 두고 당시 네티즌들은 "펠레가 한국에게 악담을 퍼부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정말로 한국은 당시 16강 진출에 실패, 펠레의 저주가 '실현'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