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 현 행정부 국가안보팀 고위 참모들과 아프간전 전략을 비난하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을 경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으로 매크리스털 사령관을 소환, 30분간의 면담을 통해 해명을 듣고 국가안보팀 참모들과 별도 협의를 거친 후 백악관내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매크리스털 사령관 교체 사실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ISAF) 사령관으로서 그의 사의를 받아들였다"며 "매우 유감스럽지만, 아프간에서의 임무, 우리 군, 우리나라를 위해 올바른 결정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데이비드 매키어넌 아프간 사령관을 교체한 데 이어 매크리스털 사령관까지 바꿈으로써 전시 사령관을 두 차례나 거푸 바꾸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매크리스털 사령관의 교체는 형식상 그의 사의를 수용하는 절차를 밟았지만, 실질적으로는 오바마 행정부내 다른 국가안보팀 멤버들과 정책을 비판한 책임을 물어 오바마 대통령이 경질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크리스털 사령관의 상관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 사령관이 아프간 주둔 사령관으로서 아프간전을 지휘토록 지명하고, 신속한 인준을 상원에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크리스털 사령관 교체 배경에 대해 "아프간 전략에 대한 정책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며, 개인적 모욕감에서 내려진 결정도 아니다"라고 강조한뒤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항상 정중했고 나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최근 보도된 기사에서 표출된 행동은 사령관이 준수해야 할 기준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며 "그것은 민주주의 시스템의 핵심인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훼손했고, 또 아프간에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 팀이 함께 일하는데 필요한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군의 강인함과 위대함은 군의 엄격한 행동수칙이 군을 지휘하는 장성과 민간인에게 똑같이 적용되는데서 비롯되며, 이것은 우리를 하나로 합쳐주는 것이며 미군이 역사상 최대 강군인 이유"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는 개인보다 더 강한 제도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군의 명령계통과 이에 대한 문민통제 유지가 바로 그 제도"라며 "최고사령관으로서 민주주의의 핵심을 유지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아프간전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할 책무가 내게 주어져 있으며, 이 임무는 동맹국은 물론 국가안보팀 내부의 단결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해 국가안보팀내 분열을 없애기 위한 사령관 교체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최근 잡지 '롤링 스톤'과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대면에서 실망을 느꼈다"고 말하고 조 바이든 부통령,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리처드 홀부르크 아프간 담당 특사, 칼 에이켄베리 아프간 대사 등과 아프간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보도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아프간 주둔군 사령관 교체가 아프간전 정책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매크리스털 사령관의 교체는 인적 교체일 뿐 기존의 아프간전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한편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아프간 카불의 사령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간전 전략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아프간전 임무가 성공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아네로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매크리스털 장군이 이제 사령관이 아니지만, 그의 도움으로 시행된 접근법은 올바른 것"이라며 기존의 프간전 전략을 변함없이 수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매크리스털 사령관 교체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 발표 이후 "퍼트레이어스 사령관과 잘 협력해 일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