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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나이지리아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16강 진출에 성공, 전 국민의 '축하세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거꾸로 네티즌의 질타와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비운의 선수'는 다른아닌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 선수. 김남일은 '진공청소기'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강력한 압박 수비가 특징인 선수다. 특히 박지성 선수가 주장 완장을 차기 전까지 국가대표팀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태극전사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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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보민 미니홈피
최근 들어 후배들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며 백업 요원으로 전락한 그였지만 특유의 저돌적 플레이와 풍부한 경험을 높이산 허정무호는 최종엔트리에 김남일 선수를 포함시켜 수비진의 안정화를 도모했다.
그러나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가늠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김남일은 통한의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2-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 투입, 패널티지역에서 파울을 범해 패널티킥을 허용하는 우를 범하게 된 것.
김남일의 실책으로 다시 동점을 이룬 한국은 다행히 동시간대 열린 '아르헨티나 vs 그리스'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둠에 따라 조2위를 확정지으며 16강에 안착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에 1승을 거두며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을수도 있었던 상황에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움이 남는 플레이였다"는 게 네티즌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게다가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이겨서 다행이지 만일 비기거나 졌더라면 김남일은 졸지에 영웅에서 역적으로 몰렸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불똥'은 부인 김보민 아나운서에까지 튀었다. 23일 하루 동안만 50만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미니홈피에 방문,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악플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 일부는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도 있었으나 다수의 글들은 이날 선보인 김남일 선수의 플레이에 실망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김 아나운서는 미니홈피를 폐쇄하지도 않고 이같은 악플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경기 직후 한 아침방송에 출연해 "축구선수의 부인으로서 이같은 (쓴소리를)것들을 평생 안고, 오히려 내가 (남편을)잘 지켜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것.
김 아나운서는 "잘해도, 못해도 칭찬해주시면 좋겠다"며 "주전 자리에서 밀린 김남일 선수가 지난 1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다"는 속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김 아나운서는 "이젠 이런 일에 유연해져야 한다"며 "(김남일 선수가)좋은 공도 많이 줬다. 좋게 봐주시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