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교직자들이 이런 성명서를 발표했다는 기사가 났다.
     “성명은 천안함 사건 관련, 북한정권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은 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남북 간에는 물론이고 남한 사회 안에서도 서로를 불신하고 반목하는 상황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일부 종교·사회·정치인들은 북한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품고 북한을 상대로 전쟁까지도 불사해야 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이렇게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행위는 나라와 민족의 역사 앞에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이 진주만 기습을 한 것에 대해서도, 나치스가 폴란드 침공을 한 것에 대해서도, 김정일이 KAL기 폭파를 한 것에 대해서도 그들은 그렇게 말할 것인가? 때린 놈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맞은 놈의 정당한 대응만 “증오와 분노를 품고...” 운운하는 식이라면, 5공 말기에 박종철 군을 고문치사 시킨 것에 대해서도 분노하면 안 되는 것일까? 

     북한주민을 살릴 길을 막는 것은 1차적으로는 김정일이다. 그런 그에 대해서는 비난성명 한 마디 내지 않고, 천안함에 대한 우리의 당연한 대응만 북한주민에 대한 가해 행위인양 몰아가는 것은 사태의 경위와 인과관계를 왜곡하고 뒤집는 짓이다. 왼 뺨을 맞으면 오른 뺨을 내주라고? 그러다간 6.25 남침에도 불구하고 인천상륙 작전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소리가 될까 두렵다.

     김정일의 북한이 대한민국에 대해 “분노와 증오심을 품고...”하는 것은 그들 눈과 귀에는 보이도 들리지도 않는다 이 말인가? 최소한 공정하기라도 했으면...침략과 테러에 대해 두 뺨 다 내줘라 하는 것은 항복하라는 소리밖엔 안 된다. 도대체 무슨 소리들 하는 건지, 기가 막힐 뿐이다. 종교도 상식을 초월해서 있는 것은 아닐 터인데... 

     “천안함 사건으로 불신과 반목하는 상황이 극대화되고 있다”니, 그렇다면 고(故) 민평기 하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는 ‘심장이 썩어가는’ 분노를 호소하기 위해 개신교에도, 천주교에도, 불교에도 가지 못하고 어디로 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