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막히는 드라마였다.
    결정적인 순간은 새벽에 예고 없이 찾아왔다.
    개표 초반의 우세도 잠깐. 시종일관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게 선두자리를 내줬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3일 오전 4시15분께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안심할 스코어는 아니었다. 크게는 1만여 표가 넘게 앞서다가 어느 순간에는 1000여표로 격차가 줄어들기도 했다..
    초반의 열세에 오세훈 후보와 장광근 총괄본부장, 조윤선 대변인 등을 비롯한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캠프를 떠났다. 오 후보는 당사를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100여 명에 이르렀던 지지자들도 대부분이 각자 집으로 향했다.

    새벽 3시께 한 후보와의 득표율이 0.1%. 미만으로 좁혀졌다. 지지자들은 다시 하나둘 서울 프레스센터의 캠프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같은 대반전의 드라마는 오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서초·강남·송파구의 개표가 다소 늦게 진행된 탓도 있었다. 숨막히는 한 후보의 추격을 뿌리치기를 2시간여. 에 오 후보의 승리가 확정되자 지지자들은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기쁨의 환호보다 안도의 한숨이 먼저였다.

    오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은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밤을 보냈다. 그리고 소중한 승리를 지켜냈다. 한나라당의 참패로 기록된 6.2지방선거에서 그들은 소중한 승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