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 지방선거에서 기적같은 명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개표 이후 줄곧 5000~10000여표 차이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를 앞서고 있던 서울시장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새벽 4시를 기점으로 오 후보에게 역전 당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

    개표율이 70% 중반을 넘어선 시점에 이같은 역전극이 펼쳐지는 것은 역대 선거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게 정치관계자들의 중론이다.

  • ▲ 6.2지방선거의 개표가 진행중인 3일 새벽 서울 프레스센터 한나라당 서울시장 오세훈 후보 사무실에서 개표 결과가 뒤쳐지고 있는 오 후보가 지지자들에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굳은 표정으로 선거사무실을 빠져나가고 있다.
    ▲ 6.2지방선거의 개표가 진행중인 3일 새벽 서울 프레스센터 한나라당 서울시장 오세훈 후보 사무실에서 개표 결과가 뒤쳐지고 있는 오 후보가 지지자들에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굳은 표정으로 선거사무실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오 후보는 재역전에 성공한 셈이다.

    2일 오후 6시 직후 방송3사 출구 조사에서 한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것으로 예상됐던 오 후보는 개표 초반 한 후보를 20% 포인트 이상 앞지르며 그간의 여론조사에서 보여왔던 비교 우위를 기정사실화 하는 듯 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날 오후 10시부터 오 후보와 엇비슷한 수치를 보이던 한 후보의 득표율이 10시 30분을 지나면서 치솟기 시작, 급기야 오 후보를 1만여표 차이로 따돌리는 대역전극을 펼치기 시작했다.

    탄력을 받기 시작한 한 후보는 이날 자정 무렵엔 오 후보와의 간격을 2% 차이까지 더욱 벌렸고, 이 시점부터 방송가를 중심으로 조심스레 한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오 후보 역시 선거사무실에서 한 방송 인터뷰를 통해 "기초단체장 등의 결과를 볼때 한나라당의 패색이 짙다"는 말을 남겨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반면 한 후보는 "이같은 분위기라면 당선이 희망적"이라며 서울시민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등 벌써부터 서울시장 당선을 예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한 후보는 민주당사를 떠나 자택으로 가는 길에 자신의 지지자들이 결집 돼 있는 시청 앞 서울광장에 들리는 여유마저 보이며 승자(?)로서의 여유를 만끽하기도 했다.

    하지만 진정한 승부는 3일 새벽부터 펼쳐졌다.

    이날 새벽 4시 15분께 오 후보가 한 후보를 400표 이상 앞서며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개표 초반 종로, 용산, 서대문, 관악 등지의 득표 현황이 공개되며 한 후보의 우세가 지속됐으나 서초 강남 송파 등 상대적으로 오 후보가 유리한 지역의 개표가 본격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3일 오전 5시 현재 두 후보간 차이는 5000여표 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이시각 현재 개표율이 90%에 육박한 가운데 강북 지역의 개표는 마감된 반면 오 후보의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 지역의 개표가 아직 남아 있어 산술적으로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선이 유력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