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이끼'에서 이장 천용덕을 연기한 배우 정재영 ⓒ 뉴데일리
    ▲ 영화 '이끼'에서 이장 천용덕을 연기한 배우 정재영 ⓒ 뉴데일리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팬이 늘었다. 안티팬..."

    지난 7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이끼'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정재영이 캐스팅 논란과 관련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영화 '이끼'는 지난해 총 3600만 클릭 수를 기록하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30년 간 은폐된 마을을 배경으로 그 곳을 찾은 낯선 손님 유해국과 이유 없이 그를 경계하는 마을 사람들 간의 숨막히는 서스펜스를 그린 영화. 이번 작품에서 정재영은 이장 '천용덕' 역을 맡아 열연했다.

  • ▲ 영화 '이끼'의 촬영을 위해 삭발을 감행한 정재영 ⓒ 뉴데일리
    ▲ 영화 '이끼'의 촬영을 위해 삭발을 감행한 정재영 ⓒ 뉴데일리

    이장 역과 관련해 캐스팅 단계에서 수 많은 잡음이 있었다. 원작의 팬들이 정재영을 두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불만어린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장 역의 최고의 화두는 단연 헤어스타일. 앞 머리의 절반 이상이 벗겨진 강렬한 모습을 선보인 이장이었기에, 충무로에서 털 많은 배우라면 빠지지 않는 정재영의 캐스팅이 의아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재영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팬이 늘었다. 안티팬..."이라며,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나 역시 그랬다. 처음 캐스팅 제안이 왔을 때 해국인 줄 알고 흔쾌히 갔더니 이장역을 하라고 하더라. 정반대 아닌가? 이렇게 잘생기고 착한데..."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강우석 감독은 자신과 함께 모험을 할 젊은 배우가 필요했고, 그게 정재영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정재영을 이장 역으로 제안했을 때 가장 가까운 스탭들도 다 놀랬다"라며 "그가 해낸다면 신선할 것이라고 많은 설명을 했다. 과거 분량이 잠깐 나오긴 하지만 결국 한 흐름 안에서 각각 중요한 요소들인데 실제 나이 많은 배우가 이장으로 하고 젋은 시절을 다른 배역이 한다는 건 내 스스로 용납되지 않았다"라고 캐스팅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분장한 거 보고 나도 이상하더라"라고 말한 강 감독은 "그런데 차츰 원작 속 이장보다 더 쎄다 싶었다. 본인도 걱정하는 눈치라 그냥 이 한 마디를 했다. '날 믿어라!'라고. 그런 우리의 모험이 관객들에게 더 큰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 했다.

    또한, 정재영은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고, 무엇보다 나에게도 도전이자 모험이었다"라며 "나중에 영화를 보고도 미스캐스팅이라고 하면 나는 우길거다. 원작을 안 봤다고!"라고 말해 그간의 고민의 흔적을 나타냈다.

    반면, 얼마 전 공개 된 포스터를 통해 정재영은 완벽한 이장으로 변신한 모습을 선보여 놀랍다는 반응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특수분장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나이가 들어서 저렇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다"라며 "귀찮아서 말도 잘 안했다. 저 분장을 하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재치있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영화를 통해 미래를 다녀온 것 같았다고 말하는 정재영. 그는 이어 "30년 후에나 저런 모습일 텐데 그때도 연기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원작팬들이 보시기에 걱정도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감독님과 배우들 모두 많이 고민하면서 만든 작품이다"라며 관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강우석 감독 특유의 풍자적 유머와 박해일, 정재영, 유선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영화 '이끼'는 오는 7월에 공개 될 예정이다.

  • ▲ 영화 '이끼'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정재영, 박해일, 유선, 유해진, 김상호, 유준상) ⓒ 뉴데일리
    ▲ 영화 '이끼'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정재영, 박해일, 유선, 유해진, 김상호, 유준상)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