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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訪中> `홍루몽' 왜 안 봤나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중국을 방문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대표적 예술단인 피바다가극단의 `홍루몽' 공연을 관람하지 않고 베이징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당초 김 위원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6일 저녁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하는 홍루몽을 함께 관람할 것으로 관측됐다.
홍루몽 공연은 9일까지 나흘간 진행될 예정이지만 6∼7일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고 8∼9일 입장권만 판매됨에 따라 6일께 북중 지도부가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공연을 관람하지 않고 베이징을 떠난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 중에 애당초 공연관람 자체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번 방중이 북중간의 정상외교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정된 일정이 취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방중에 맞춰 3∼6일 나흘간을 `특별경계근무 기간'으로 정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북중 양측은 애초에 김 위원장이 7일 오전 귀환하는 스케줄을 짜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연장선에서 북중 양측이 김 위원장의 동선을 보호하기 위해 홍루몽 관람이라는 역정보를 흘려 국제사회의 관심을 피하려고 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를 이용해 북중 국경을 넘어 단둥에 도착해 다롄을 거쳐 베이징에 입성할 때까지 각국 언론은 호텔 앞이나 역, 도로 등에서 취재에 열을 올렸던 만큼 쏟아지는 시선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고전소설을 개작한 홍루몽은 1961년 김일성 주석과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함께 중국에서 관람한 작품으로 북.중간 우호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정'으로 공동관람이 취소됐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먼저 거론되는 것이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다. 2008년 8월 뇌졸중을 앓은데 이어 신부전증으로 투석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지자 공연일정을 취소하고 귀국길을 선택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6일 오전 베이징 외곽의 창핑(昌平)구 소재 중관춘(中關村) 생명과학원을 다녀온 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오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공식일정을 취소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고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
후 주석의 빡빡한 대외일정이 공동 관람 취소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후 주석은 8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2차대전 승전 6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7일 출국할 예정이어서, 출국을 앞두고 공연을 관람하기는 어려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귀환 과정에서 또다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출발일정을 재촉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북한 김영일 당 국제부장이 지난 2월 중국을 방문해 김 주석이 2년간 다녔던 지린(吉林)시 위원(毓文)중학교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김 위원장이 이번 귀환길에 이 학교를 찾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