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약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6.2지방선거에서 본격적인 '노무현 바람몰이'에 나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년(23일)에 맞춰 지방선거에서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전날(5일)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 전시회에 정세균 당 대표를 비롯, 한명숙 이해찬 전 총리 등 친노 인사들이 참석해 대대적인 세몰이를 꾀했다. 전시회장에는 노 전 대통령이 평소에 사용했던 각종 유품과 사진 등을 전시했고, 이날 축사를 한 인사들은 노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거론하며 감성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는 동시에 현 정부에는 비난의 수위를 높이며 각을 세웠다.

    ◇'부엉이 바위'서 추도식 열고 대대적 노풍몰이

    정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생각이 절로 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고자 하는 우리들이 그 정신이 영원히 살아남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이른바 '노무현 정신'에 목청을 높였다. 정 대표는 현 정권에 대해선 "지금 권력기관이 모두 선거에 동원되는 양상"이라고 비난한 뒤 "우리는 4년 전 선거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이게 민주주의이고 원칙과 신뢰라는 노무현 정신"이라고 했다.

    한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 정신을 확장시켜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의 세력을 확장해야 한다. 영웅을 기대하지 말고 깨어있는 시민으로 모두 참여하자"며 자신에 대한 지지호소와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추모 전시회 외에도 천안함 침몰 사건과 맞물려 논란을 빚었던 노무현 밴드 콘서트에 한 전 총리가 보컬로 참석해 '노무현 바람'을 띄울 예정이다. 서거 당일인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부엉이 바위 아래서 방송인 김제동씨의 사회로 추도식을 여는 등 본격적인 노풍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 ▲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이미경 사무총장, 재보선 당선자 및 출마자 등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묘역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멀리 뒤쪽에 노 전 대통령이 투신했던 부엉이바위가 보인다 ⓒ연합뉴스
    ▲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이미경 사무총장, 재보선 당선자 및 출마자 등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묘역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멀리 뒤쪽에 노 전 대통령이 투신했던 부엉이바위가 보인다 ⓒ연합뉴스

    ◇"정상적 사람이 정치해야죠"발언 "끔찍한 망언" 뒤늦게 반발

    또, 김형오 국회의장이 지난 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헌 문제를 언급하며 "노무현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불우한 처지나 역경 같은 단어가 사라졌으면 한다. 이젠 정상적인 사람이 정상적인 정치를 해야죠"라고 말한 것에 민주당이 6일 뒤늦게 반발하고 나선 점도 이를 반증한다. 민주당은 김 의장의 발언을 "끔찍한 망언"으로 규정, "노 전 대통령이 정권에 의해 정치적 타살로 서거하신지 1주기가 다가오고 있다. 고인의 억울한 죽음앞에 사죄하라"고 바짝 날을 세웠다.

  • ▲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 ⓒ 연합뉴스
    ▲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 ⓒ 연합뉴스

    이렇듯 한 전 총리 측과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 추모 분위기가 일어 막판 표심잡기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명숙 대 오세훈'이라는 선거 프레임도  '민주 대 반민주', 나아가 '노무현 대 이명박'으로 확장시키며 노풍 확산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한 부정적 기류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구 핵심인사는 "지금의 민주당은 노무현 세력이 장악해버렸다. 당 지도부가 친노 인사인 한 전 총리를 감싸고 돌아 여권에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는 논란거리를 야기했다"며 "아무리 정치전략이 부재하더라도 한 개인을 우상시 하는 행태는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다"고 쓴소리했다.

    동교동계 한 인사는 "두고봐라 노 전 대통령 추도식 당일 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참여당, 친노 시민단체 모두가 앞다퉈서  '내가 노무현 적자요'하고 나설테니…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이 보여주기와 줄 서기에 급급한 모습은 결국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