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채은, PD 사칭 사기꾼에게 술시중 강요 받아

    얼마전 국가인권위원회 설문조사를 통해 여성연예인 60% 이상이 성접대 제안을 받아본 적이 있다는 결과가 나와 충격을 안겨준 가운데 최근 방송국 유명 PD를 사칭한 사기꾼이 신인 여배우에게 성접대 성격이 짙은 술시중을 요구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7일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제작발표회를 마친 '극단 사라'의 한 관계자는 이튿날 의문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 자신을 SBS '한밤의 TV연예 이OO PD라고 밝힌 한 남자가 "해당 연극에 출연하는 신인 배우 이채은(사진)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연극에 처음 데뷔하는 소감 등을 묻는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하니 덕성여대 앞으로 오후에 나와달라"을 요청해 온 것. 특히 이 남성은 "지금 드라마 촬영 중인 OOO 감독에게 현장에서 인사를 시켜주겠다"는 솔깃한 제안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 ▲ 신인배우 이채은  ⓒ 뉴데일리
    ▲ 신인배우 이채은  ⓒ 뉴데일리

    이에 극단 관계자는 별다른 의심없이 이채은의 매니저에게 관련 사실을 얘기했고 이채은과 매니저는 28일 오후 3시경 약속 장소인 덕성여대 앞으로 나갔다. 그런데 막상 약속 장소에 가보니 전화를 건 이모 PD 대신, 김OO PD라는 사람이 나와 있었고 이 남성은 "이 PD와 드라마 OOO PD는 한시간이나 기다리다가 먼저 갔다"는 핑계를 댔다고.

    이어 이 남성은 "이 PD에게 들었는데 '한밤의 TV연예'에서 신인 여자배우를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고 들었다"며 같이 방송을 해보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이 남성은 즉석에서 자신이 준비히고 있는 작품에 이채은을 주조연급으로 캐스팅 하고 싶다는 믿기 힘든 말까지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매니저가 잠깐 화장실을 간 사이 이 남성이 "회사에서 관리를 잘 못하는 것 같다.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말을 이채은에게 건네며 (이채은의)전화번호를 받아간 것.

    그로부터 2시간 여 뒤 김OO PD를 사칭한 남성은 이채은에게 전화를 걸어 "국장에게 프로필을 건넸다. 지금 여기로 오면 드라마 주조연급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꼬드기며, 매지저 몰래 자기가 있는 곳으로 와서 술접대를 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이채은은 매니저에게 모든 사실을 알린 뒤 혼자 가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택시를 타고 해당 남성이 요구한 위치로 향했다고. 이채은의 매니저는 해당 남성을 현장에서 붙잡기 위해 자신의 차를 몰고 이채은의 뒤를 바짝 쫓았다.  

    하지만 이채은을 불러낸 남성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사기꾼임을 확신한 매니저 일행은 관련 사실을 경찰서에 제보, 수사 요청을 의뢰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사기꾼 일당의 행방과 정체가 모호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극단 사라의 한 관계자는 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자신이)직접 사기꾼 일당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힌 뒤 "매니저로부터 피해를 당할 뻔한 얘기를 듣고 SBS '한밤의 TV연예'의 '진짜 이OO PD'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물어봤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모 PD는 '자신은 전혀 그런 일을 벌인 사실이 없다'며 억울해 했고 '이번 사건을 경찰에 고소해 제2, 제3의 피해를 막아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이 관계자는 "발신번호를 보니 사기꾼 일당은 당시 공중전화에서 이채은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28일 오후에도 약속 장소에 몸을 숨기고 있다 막상 이채은이 매니저를 대동하고 나타나자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또 다른 피해자인 '한밤의 TV연예' 팀은 이번 사건으로 적지않은 충격을 받은 분위기. 만일 이채은 측이 현장에서 재치있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실제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밤의 TV연예' 제작진에 따르면 이모 PD를 사칭한 사건은 이채은 건 외에도 또 있었다.

    지난달 27일 00아카데미의 관계자가 '한밤의 TV연예' 측에 전화를 걸어와 "이OO PD가 한밤의 TV연예에서 여자 리포터를 뽑는다고 김OO PD라는 사람이 전화를 했다"고 밝힌 뒤 "연결을 시켜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했다는 것.

    이에 대해 한 담당 PD는 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관련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한 뒤 "PD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는 걸로 봐선 아마도 매니저 출신이거나 방송국에서 잠시 일을 했던 사람의 소행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밤의 TV연예'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한밤 <이호석PD 사칭건> 주의바랍니다"란 제하의 글이 게재, 관련된 사기사건 개요가 적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