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7일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세 단계 하향조정, 정크본드 등급인 'BB+'로 강등했다고 밝혔다.
    S&P는 또 단기 신용등급도 'A2'에서 'B' 등급으로 하향조정했으며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유지했다.
    S&P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그리스 정부가 이미 상당한 규모의 재정적자 감축 계획을 내놨지만 높은 정부부채 부담과 관련된 중기적 재정조달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신용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리스의 경제와 재정 전망에 대한 평가는 그리스 신용등급이 더 이상 투자등급과 양립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유로존 회원국의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등급인 '정크본드' 등급으로 떨어지기는 지난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처음이다.
    S&P가 부여한 그리스의 신용등급은 아제르바이잔, 이집트 등과 같은 수준이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주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45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리스가 국채 보유자들에게 지급유예나 삭감 등을 요청하는 채무조정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S&P는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또는 채무조정에 이를 경우 그리스 국채 보유자들은 투자금액의 평균 30~50%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지난주 이후 그리스 국채 금리는 지난 2001년 그리스의 유로존 가입 이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날 2년 만기 그리스 국채 금리는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전일보다 무려 4.78%포인트나 치솟은 18.17%를 나타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전일 대비 0.69%포인트 급등한 10.29%로 올라섰다.
    한편, 그리스 재무부는 이날 S&P의 신용등급 강등 발표 이후 "오는 5월19일까지 만기도래하는 국채를 상환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기오르고스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85억유로의 국채가 만기도래하는) 5월19일이 (유로존 구제금융의) 데드라인"이라며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형편임을 고려하면 그때까지는 자금 지원이 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