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전역을 덮친 아이슬란드발 화산재 여파로 사흘째 항공대란이 계속되면서 각국 정상들의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을 방문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6일 화산재 여파로 주요 항로가 묶이면서 독일로 가지 못하자 포르투갈 수도인 리스본으로 기수를 돌렸다.
메르켈 총리와 동행한 정부 관리들과 취재기자들은 리스본 주재 독일대사관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고 현지 대사관 대변인이 밝혔다.
칼-테오도르 추 구텐베르크 독일 국방장관도 아프가니스탄에서 부상당한 군인들과 독일로 돌아오다 우즈베키스탄에 발목이 묶였다.
덴마크에서는 마그레테 2세 여왕의 70세 생일 파티에 참석하려던 고위급 인사들이 행사를 놓치기도 했다.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국장에 가려던 각국 정상들의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메르켈 총리 측은 여의치 않은 상황에도 18일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예정된 카친스키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크라코프 공항은 16일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공항을 폐쇄하겠다고 밝혀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드루스 안십 에스토니아 총리는 항공편이 어려울 경우 국장이 열릴 크라코프까지 1천300㎞에 달하는 거리를 차량으로 18시간 동안 이동할 계획이며 카친스키와 각별한 관계였던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은 자동차와 기차를 이용해 장례식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반 가스파로비치 슬로바키아 대통령도 크라코프까지 육로 이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호세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회(EC) 위원장은 17일 육로로 스트라스부르로 이동했다 장례식 당일에는 크라코프에 있을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등 10여개국 정상들도 카친스키 대통령의 장례식에 함께 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16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비공식 재무장관 회의에는 벨기에 재무장관 등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이 참석지 못했으며 콩고민주공화국(DRC)을 방문하려던 유엔(UN)안전보장이사회 대표단의 일정도 취소됐다.
주요 일정들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참석이 어렵자 "(이번을 계기로) 어떤 행사가 정말 중요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항공 대란은 주요 스포츠 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독일 분데스리가 프로팀들은 항공편 대신 기차나 버스로 원정경기를 떠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 대회에 참가한 강력한 우승 후보인 독일의 세바스티안 베텔과 팀 동료 마크 베버는 영국의 밀턴케인스에 있는 팀 코치진으로부터 예비 부품이 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영국발 항공편은 모두 취소된 상태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