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개월 만에 되풀이된 비극. 로이터통신 영상기자 무라모토 히로유키(村本博之.43)씨가 태국에서 순직했다는 소식을 들은 일본인들이 2007년 미얀마에서 숨진 AFP통신 영상기자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무라모토 기자는 10일 오후 태국 방콕에서 시위대와 정부군의 충돌 현장을 취재하다가 왼쪽 가슴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로이터통신 일본지국에 근무하는 무라모토 기자는 탁신 전 수상을 지지하는 반(反)정부 집회가 격해지자 8일 출장을 갔다가 변을 당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정의감이 강하고 성실한 성품으로 알려진 무라모토 기자는 15년 넘게 로이터통신 일본지국에서 일했고, 3년 전부터는 국제적인 빈곤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옥스팜'에서도 활동해왔다.
    2007년 9월27일에는 AFP통신사 일본지국의 계약 기자 겸 영상기자 나가이 겐지(長井健司.사망 당시 50세)씨가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시위대와 정부군의 충돌을 취재하던 중 역시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나가이씨가 총을 맞아 쓰러지고서도 한 손에 든 비디오카메라를 놓지 않고 충돌 현장을 촬영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로이터통신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지기도 했다.
    한편 무라모토 기자가 정부군과 시위대 중 어느 쪽의 총을 맞았는지는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 장면을 목격했다는 시위대는 "그(무라모토 기자)는 군대는 총을 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촬영하다 총을 맞았다"고 주장했지만 태국 정부 대변인은 "정부군은 실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일본 정부는 태국 측에 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태국 경찰이 무라모토 기자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 경찰도 별도로 수사관을 파견해 누가 총을 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도쿄 경시청은 이번 사건에 형법상 외국 범인 관련 규정을 적용해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