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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반정부 시위대(UDD, 일명 레드셔츠)가 11일 정부 측이 제안한 협상을 거부하고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혀 태국 정정불안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태국 정부는 10일 밤 방콕 시내 랏차담넌 거리 일대에서 시위대 강제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와 군경 등 21명이 숨지고 870여명이 다치자 군대를 철수하고 시위대에 협상을 제안했다.
그러나 UDD 핵심 지도자인 자투폰 프롬판은 "정부 측과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위 과정에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해 태국의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이 시위대의 의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지도자인 웨라 무시카퐁은 "우리의 승리가 목전에 와 있다"며 "우리의 승리가 퇴색하지 않도록 군경과 추가적인 충돌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대 지도부는 또 "언론이 시위 참가자들의 희생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취재진에게 랏차담넌 거리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태국 정부는 이날 시위대에게 실탄을 직접 발사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정부와 시위대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총기 발포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퐁사팟 퐁차런 경찰 대변인은 "시위대 2명이 포함된 진상조사위원회가 시위 과정에서 숨진 일본 출신 로이터통신 기자 등 사망자들의 사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부대의 철수로 반정부 시위가 이날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태국 정부는 방콕과 방콕 인근 지역에 지난 7일 선포한 비상사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태국 내 정정불안이 심화하면서 한국이 이날 태국에 대한 여행경보 단계를 종전 '여행유의'에서 '여행자제'로 상향 조정하는 등 모두 43개국이 태국 여행 주의령을 자국 국민에게 내렸다.
해외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를 지지하는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달 14일 랏차담넌 거리에 집결, 반정부 시위를 3주일 넘게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3일부터는 방콕 쇼핑 중심가인 라차프라송 거리도 무단 점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