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 괴물녀' ⓒ 자료사진
    ▲ '광화문 괴물녀' ⓒ 자료사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광화문 괴물녀'의 정체가 한 극단의 여배우인 것으로 밝혀졌다.

    8일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블로그를 통해 '광화문 괴물녀'란 이름으로 공개 된 한 영상에서 쓰레기 봉투로 보이는 검은색 물체를 몸에 두르고 머리에서 상반신 전체에 걸쳐 오물을 묻힌 채 광화문 일대를 돌아다니는 한 여성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영상에는 '괴물녀'가 무전기를 든 2명의 경찰 뒤를 따라다니는 모습과 사람들 틈에 섞여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 또 지하도에 노숙자처럼 누워있는 모습 등이 담겨 있어 이를 본 누리꾼들은 "거리에서 보기에는 혐오스럽다", "무섭다"며 '괴물녀'의 존재에 대한 놀라움을 표현하는 한편, "어떤 사연인지 모르나 젊은 여성이 저런 모습으로 거리를 활보하다니 불쌍하다",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괴물녀' 영상은 7일부터 10일까지 광화문 세종로 네거리 건널목 인근에서 오후 6시부터 1시간 가량 진행된 한 극단의 거리 퍼포먼스 공연에 앞서 찍힌 영상물이며, 그 주인공은 극단의 여배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괴물녀'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공연 프로듀서 임모(34) 예술감독은 해명에 나섰다. 임모씨는 "이 영상이 인터넷에 퍼져 나가 검색어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했다"며 "일부러 연극을 홍보하려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영상을 만든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연극은 사람들에게 장난을 걸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도시에서의 삶에 대해 진중하게 질문을 던지려 했던 것인데, 흥미거리로 여겨지거나 본래의 뜻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신개념거리극'이라 이름 붙인 이 퍼포먼스 공연은 도시에서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연극으로, 최근 해질 무렵 도심 일대에서 노숙자 차림으로 자장면을 먹거나 도심 한복판에서 소파에 앉아있는 사람의 모습 등도 이 공연의 일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기 전부터 일반 거지라고 보기에는 진한 화장을 하고 있어 부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지적과 함께 환경 오염을 경고하기 위한 일종의 행위 예술 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