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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매일 밤 꼭 챙기는 것은 뭘까?
유코피아닷컴은 1일 오바마가 매일 미국의 보통사람들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10통 정도 읽고 잠자리에 든다고 전했다. 숙제를 도와달라는 학생들부터 건강보험 개혁과 관련한 조언, 일자리를 달라는 등 갖가지 사연들을 읽으며 국민들의 뜻을 읽는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또 편지 중 필요한 사연은 바로 정책에 반영을 하기도 한다는 것.
편지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오바마의 얘기를 옮긴다. -
- ▲ 편지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오바마 ⓒ 연합뉴스
매일 밤 8시쯤,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 책상엔 검은색 커버가 씌어진 브리핑 자료 하나가 놓여진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2층 침실로 갖고 올라가 꼼꼼히 읽는다.
브리핑 자료엔 연설문 초안과 정책 제안서, 다음날 일정 등이 빼곡하게 차있다. 이와 함께 보라색 폴더가 별도로 들어있다. 대통령이 가장 먼저 읽는 것이 바로 이 폴더다.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이 폴더엔 대개 10통 가량의 편지가 들어있다. 볼펜으로 흘려 쓴 편지도 있고, 잉크가 번져 엉망이 된 것도, 때로는 오자투성이인 편지도 있다. 미국의 보통사람들이 대통령과 소통하기 위해 보낸 편지들이다.
오바마는 편지를 아내 미셸에게 큰소리로 읽어주기도 하고 다음날 회의 때 관계 비서관들에게 건네줘 확인할 것을 지시하기도 한다. 내용은 숙제를 도와달라는 학생들부터 건강보험 개혁과 관련한 조언, 일자리를 달라는 등 각가지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편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나를 멍청이(idiot)라고 부르는 편지가 절반을 차지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바마는 대통령 취임 다음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읽기를 계속하고 있다. 편지를 통해서나마 민초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대통령이 수취인으로 된 편지는 하루 평균 2만 통이나 된다. 테러위협도 있고 해서 우체국 직원이 1차 거른 다음 백악관으로 보낸다. 검열관은 수백 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엄청난 물량이어서 이들의 도움 없이는 우편물 처리가 불가능하다. 마지막 분류작업을 통해 대통령에 보내질 10통의 편지가 결정된다.
대통령은 컴퓨터로 작성된 편지보다 볼펜으로 쓴 것을 더 선호한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측근 보좌관들에 따르면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것도 편지 때문이다. 미시간에서 온 편지 한 통이 대통령을 흔들어놨다는 것이다.
경기 한파로 인해 실직한 한 여인이 설상가상으로 암에 걸렸지만 보험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딱한 사연이 오바마의 가슴을 후벼팠다고 한다.
당초 공화당과 일부 민주당의원들이 극렬하게 반대해 물 건너간 것으로 예상됐던 의료보험 개혁안이 극적으로 통과된 것도 알고 보면 편지 한 통이 큰 몫을 했다는 것이다.
자신을 '멍청이'라고 욕을 퍼붓는 편지가 절반가량이나 되지만 그래도 매일 편지를 읽는 미국의 대통령. 어찌 보면 오바마야말로 ‘소통의 달인’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