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겨 여제' 김연아 선수가 27일(한국시간) 새벽 이탈리아 토리토에서 열린 2010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0.30의 점수를 얻는데 그쳤다.

    ‘007 제임스 본드’ 음악에 맞춰 쇼트프로그램을 시작한 김연아는 첫 점프는 무난하게 성공했으나 두번째 점프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고난이도의 첫 번째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루이 콤비네이션 성공 이후 두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에서는 착지가 불안, 롱엣지 판정을 받았다.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 스핀과 스파이럴에서도 실수를 보이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나갔다.

  • ▲ 본드걸 김연아 ⓒ 연합뉴스
    ▲ 본드걸 김연아 ⓒ 연합뉴스

    김연아는 경기 내내 왼쪽 부츠에 문제가 있는 듯 유독 왼쪽 스텝 연기와 스핀 연기 등에서 작은 문제점들을 노출했다. 한 달 전 열린 올림픽에서 프로그램 ‘클린’ 경기를 펼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전문가들은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 이후에도 세계선수권에 출전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치켜세운바 있다. 이는 대게 선수들이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을 해오기 때문에 금메달을 딴 후에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 따라서 많은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들은 그 해에 세계선수권 출전은 포기해왔다.

    석연찮은 실수로 명예가 실추되기 전에 은퇴를 선언하고 프로로 전향하는 모습을 보인 셈. 김연아의 도전에 이례적으로 일본 언론들도 칭찬일색을 보낸 것도 이 까닭이다.

    김연아의 이날 경기는 시니어 데뷔 이래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다.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27일 밤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