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사에 대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압수수색 현장 모습. ⓒ 뉴데일리
    ▲ A사에 대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압수수색 현장 모습. ⓒ 뉴데일리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소속된 한 연예기획사가 금융 피라미드 조직을 구축한 뒤 비상장 주식 투자 명목으로 100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주식투자를 빙자해 104억원 상당을 유사수신한 혐의로 A엔터테인먼트 대표 박모(41)씨와 전 대표 오모(40)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경영이사 한모(35)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 ▲ A사의 모회사인 케이블 TV 방송국 스튜디오. ⓒ 뉴데일리
    ▲ A사의 모회사인 케이블 TV 방송국 스튜디오. ⓒ 뉴데일리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 9월부터 지난 3일까지 A사의 모회사인 케이블 TV 방송국이 오는 10월 경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라고 속여 887명으로부터 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104억원을 받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지난 해 4월부터 약 7개월간 서울 구로동 소재 (주)000 커뮤니케이션즈 사무실에서 유명 연예인 김모씨를 사업설명회에 참석시켜 피해자들에게 "OOO 케이블 방송국은 광고와 연예기획사 운영으로 현재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조만간 주식이 상장될 것"이라고 밝힌 뒤 "방송국에 투자시 5~25%의 수당과 매달 5%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말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 ▲ 광역수사대의 압수수색에 당황하는 A사 직원과 피해자들. ⓒ 뉴데일리
    ▲ 광역수사대의 압수수색에 당황하는 A사 직원과 피해자들. ⓒ 뉴데일리

    경찰 조사에 의하면 이들은 2008년 9월경 OOO 커뮤니케이션즈라는 투자유치 자회사를 설립,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지 않고 전국적 투자유치 센터망을 개설한 뒤 매니저→과장→부장→국장→본부장으로 이어지는 금융 피라미드 조직을 구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웃돈'을 얹어주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수법으로 사업 덩치를 키운 이들은 가로챈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해외여행)하거나 회사의 경영 적자를 메우는 데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본부장 9명은 5억원 투자로 원금의 240%인 약 12억원의 과도한 수당을 가져감으로써 투자금이 바닥나는 원인이 됐고 투자금액인 104억원 중 약 35억원은 A사에 투자됐으나 영업 손실(35억원) 등으로 100% 자본 잠식돼 투자자 대부분이 원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 ▲ OOO 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연예인 홍보 영상. ⓒ 뉴데일리
    ▲ OOO 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연예인 홍보 영상. ⓒ 뉴데일리

    경찰 관계자는 "OOO 케이블 방송국 대표이사 박씨는 방송 운영 경력이 전무하고 유사수신 전력이 있으며 최근 3년간 26억원이 적자가 난 것으로 보아 처음부터 운영 능력과 상장 가능성이 없는데도 투자 유치를 위해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엔터테인먼트는 유명 탤런트 부부와 명품 조연으로 유명한 연극인·영화배우 등이 소속됐던 연예기획사로, 현재는 출연료 문제로 인해 전원 소속사를 떠난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연예인들은 자신들이 사기에 이용당하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참고인 자격으로만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 OOO 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연예인 홍보 영상. ⓒ 뉴데일리
    ▲ OOO 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연예인 홍보 영상. ⓒ 뉴데일리

    경찰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피해자 대부분이 가정주부나 힘없는 서민들이었다"며 "유명 연예인들을 앞세운 회사가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말에 속아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브리핑 현장에는 사기 피해를 입은 한 가정주부가 나와 저간의 억울한 사정을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이 피해여성은 "OOO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진짜 연예인들의 얼굴과 회사 소개가 나와 있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지금까지 1억 8천만원 정도를 해당 케이블 방송국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몇 개월은 수익이 나와 괜찮겠다싶어 주위로부터 돈까지 빌려 투자를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무너져 어리둥절할 뿐이고 아직도 뭐가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족에게는 아직도 사기를 당한 사실을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면서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정말 미칠 지경"이라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