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장 선거에 내보낼 후보자를 두고 한나라당내 친박계 의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서상기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마평에 올랐던 이한구 의원은 불출마 입장을 굳힌 상태이고, 현재는 유승민 의원이나 김재원 전 의원 등의 이름만이 거론되는 정도다.

    이 중 유 의원의 경우 측근들을 통해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상태인데 반해, 그나마 김 전 의원이 주변여론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전 의원도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해 친박 동료 의원들의 동의가 필요함을 내비친 바 있다.

    특히 대구에 지역구를 둔 친박 의원들 간에 의견일치가 되지 않아 후보구성에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대구시당 공천심사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은 1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저는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국회에 남아있기로 했는데, 그 이후 얘기가 더 진척된 게 없다”고 전했다. 서 의원은 또 “한나라당 후보군 중에는 김범일 대구시장도 있는 만큼, 굳이 친박에서 후보를 내지 않아도 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한구 의원은 “당초 김범일 시장이 일을 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후보를 교체하자는 얘기가 나온 것인데, 결정된 게 없다”며 “의원들끼리도 의견이 다 조금씩 다르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자칫하면 친박과 친이 집안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도 있다”면서 “일단은 며칠 더 지켜보면 결론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아울러 광역단체장 후보 공모일이 오는 22일까지여서 시간이 촉박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건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해 추후라도 친박 후보가 등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대구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은 계파장인 박근혜 전 대표가 딱 부러진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께서는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어떠한 의견도 피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이계로 알려진 김 시장은 박 전 대표 지지가 높은 지역정서를 고려해 최근 들어 친박 측에 직.간접 지원을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친박 의원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