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만세!" 연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전해지는 태극전사들의 승전보가 전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얼리버드' 청와대도 예외는 아니다.

    17일 오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이상화가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청와대 비서동인 위민관에서도 함성이 터져 나왔다. 청와대 직원들의 평균 출근시간은 6시 30분경. 캐나다 현지 한국 선수들의 경기시간과 비슷하게 맞아떨어져 출근시간에 쫓기지 않고 '느긋하게' 사무실에서 경기를 접할 수 있다고 한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의 이승훈, 쇼트트랙 남자 1500m의 이정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의 모태범에 이은 이상화의 쾌거로 청와대도 잠시 현안을 떠나 밝은 표정이다. 한 직원은 "우리가 언제 이렇게 동계올림픽에서 강국의 면모를 보인 적이 있었나"면서 "대한민국의 국운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자랑스런 우리 선수들이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정치도 선수단처럼 국민에게 기쁨을 줄 수 있었으면"하는 기대도 섞여 나온다.

  • ▲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청와대 집무실에서 우리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 연합뉴스
    ▲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청와대 집무실에서 우리 선수단을 응원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도 밴쿠버에서 세계와 경쟁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과시한다. 16일에는 박성인 선수단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마지막 끝날 때까지 선수들을 세심하게 잘 관리해서 좋은 결과 나오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사를 새로 쓴 모태범의 경기 모습을 관저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직접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외 종목에도 우리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는 참모진의 보고에 앞서 먼저 경기상황을 물어보는 등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날 이상화의 경기는 수석비서관회의와 겹쳐 지켜보진 못했지만 참모진을 통해 금메달 획득 소식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대를 뛰어넘는 우리 선수단의 선전으로 덩달아 바빠진 곳도 있다. 담당부서인 문화체육관광비서관실이다. 문화체육관광비서관실은 모든 경기를 꼼꼼히 살피면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대통령의 축전도 이곳에서 담당한다. 행여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까 조심스럽게 축하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과거 정권과는 달리 금, 은, 동 색깔에 관계없이 메달을 획득한 선수의 국내 자택으로 이 대통령의 축하메시지가 담긴 축전이 발송된다.

    함영준 문화체육관광비서관은 "과거에는 우리 선수들의 활약이 일부 종목에만 국한됐지만 이번 동계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그리고 기대하는 피겨스케이팅 등 다변화되고 있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노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상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는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