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오는 7월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당 내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출마를 준비 중에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현 정부 실세인 이 위원장의 당초 지역구였던 이곳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민주당의 사정은 다르다.

    야당으로선 이 위원장과의 대결이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정권 실세를 꺾는다는 것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심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후보들 입장에서도 단 번에 일선정치에 복귀하며 조명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현재 출마할 것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김근태 고문을 비롯해 동교동계 한광옥 고문, 장상 최고위원 등이다. 당초 정대철 고문의 출마도 점쳐졌으나, 한 고문에게 양보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상 최고위원은 이달 중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한 고문도 그간 일부 언론을 통해 “당원들의 뜻에 따르겠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근태 고문은 직접 출마를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측근들 사이에서 다소 대중적 지지가 높은 그를 전략공천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동교동계 인사들은 오히려 동교동계 인사 중 한 명을 전략공천 하라는 주장을 당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고연호 은평을 지역위원장도 출마 뜻을 내비치고 있어 재선거 공천이 상당히 혼전 양상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정치원로들은 전략공천을 바라지만, 밑바닥 정치를 해 온 사람들은 여론조사를 포함한 경선 내지는 ‘당 기여도’에 따른 공천을 요구하고 있어 공천방식을 확정하는 데까지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은 공식적으로는 공천방향을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은평을의 경우 한나라당에서 당연히 이재오 권익위원장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방선거가 우선이고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공식석상에서 이렇다 저렇다 말은 못해도 전략공천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