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문제를 두고 한나라당이 내부갈등을 겪으면서 많은 고사성어가 오가고 있다.

    특히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25일 한나라당 홈페이지 발언대에 올린 글에서 여러 가지 고어를 섞어가며 세종시 원안처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우선 유 의원은 세종시 원안처리 주장은 ‘미생지신(尾生之信)’이 아닌 ‘이목지신(移木之信)’이라고 했다. 최근 정몽준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미련하고 융통성 없다’는 뜻으로 미생지신의 미생에 비유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유 의원은 “세종시와 관련하여 여러 고사가 화자 되고 있다”면서 “국가가 국민에게 한 약속에 대해서는 미생지신의 고사가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이목지신이라는 고사가 더 적합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목지신은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들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지 않거나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말이다. 사기(史記)의 상군열전(商君列傳)에 나온다.

    유 의원은 “진(秦)나라의 효공(孝公)에게는 상앙(商鞅)이라는 재상이 있었는데, 상앙은 법을 제정했으나 백성들의 불신을 염려했다”며 “백성들의 불신을 없애기 위해 나무를 옮기는 사람에게 상금을 준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적은 상금을 걸었기에 나무를 옮기려는 사람이 없어 다시 상금을 올렸더니 이 포고를 믿고 나무를 옮긴 사람이 있어 그에게 상금을 주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 일이 있은 이후에 백성들은 국가의 법령과 포고를 믿었고 나라가 부강해졌다고 한다”고 전하며 “사회는 기본적으로 계약관계로 이루어진다. 계약은 서로 간의 약속이며, 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아무리 사소한 약속이라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며 국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위정자가 국민에게 한 약속은 공약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그 결과 국가의 영이 서지 않을 뿐 아니라 이후의 국가정책은 국민에게 오히려 혼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논어(論語)의 위령공편(衛靈公篇)에 나오는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라는 말로 세종시 수정론자들을 비판했다. 기소불욕물시어인이란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도 마땅히 하기 싫어할 것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유 의원은 “정부가 세종시 원안추진을 반대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정부부처의 공무원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도 이 같이 밝힌 뒤 “행정기관 이전이 싫다고 해서 기업이나 교육시설을 이전하도록 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관존민비(官尊民卑-관료를 높이 보고 백성을 낮추어 보는 절대주의시대 민중의 정치의식) 사상이라는 것과 서울ㆍ수도권을 우선시하는 시각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논란을 종식시키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원안대로 추진해서 국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켜서 신뢰를 얻는 것”이라며 “정부도 이러한 점을 잘 인식해서 하루 빨리 국론을 모으고, 더 나은 앞날을 위하여 현명한 방법을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