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복성전(報復聖戰)’이라. 6.25 때 탱크 몰고 쳐들어온 게 누군데 ‘보복’ 운운 하나? 청와대를 까부수겠다는 소리는 김신조 사태 때도 들은 소리지만, 그렇다면 ‘주석궁’은 깨지지 말라는 법 있나? 
     북이 강온 양면전술을 쓴다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강경책을 쓰면 이쪽의 일부가 “저 봐라, 전쟁 날라, 빨리 ‘햇볕’이라고 말하라니깐!” 하고 오두방정을 떨고, 온건책을 쓰면 그들은 또 “우리만 대세에서 제외된다”며 아우성을 친다. 그러니 그 어느 것을 쓰든 북으로서는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문제는 그래서 우리 측이 일희일비 하지 않는 것이다. 원칙을 고수하면서, 회담을 하지 못해 안달을 하거나 호들갑을 떨지 않는 것이다. 도대체 우리가 무엇이 아쉬운가? 
     북의 이번 반한(反韓) 히스테리는 그러나 한 가지 대목에선 정직(?)했다. “앞으로의 모든 회담에서 너희를 제외하겠다”고 한 속내. 바로 그거다. 북은 “돈 달라”는 회담 외에는, 중요한 한반도 안보 문제에서는 오로지 미국하고만 상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아젠다에선 “식민지 종속국 남조선”하고는 상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淸)이 일본 등에 대해 “조선은 아국(我國)의 속방(屬邦)이라.,..” 하면서 조선의 외교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처럼, 그리고 일본이 조선의 외교권을 장악했던 것처럼 말이다. 
     정치적 ‘남-북’ 업적주의자들, 장(場)이 서야만 먹고사는 생계형 ‘남-북’ 꾼들, 북이 대한민국을 대등한 독립국 취급을 한다고 착각하는 이념적 색맹(色盲)들, 혁명적 근본주의자가 어떤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인지 모르는 나이브한 ‘실용주의자’들은, 북의 기층적인 ‘사고 패턴’을 모른다. 저들도 우리하고 다르지 않은 ‘합리적’ 사고인(思考人)인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결론은 하나. 대한민국의 대원칙을 견지하면서 기(氣)를 차린 채 의연하게 있는 것이다. 아쉰 X이 아쉰 소리 할 때까지. 그러나 힘에 바탕해서. 첫째도 힘, 둘째도 힘, 셋째도 힘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대통령의 의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