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국을 어쩌지?”
    허정무 월드컵대표팀 감독의 속내가 갈수록 헝클어지는 모습니다.
    이동국은 지난 14일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남아공 프로 2부팀 베이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에서 0-1로 뒤져가던 전반 25분 동점골을 터뜨린데 이어 5분 뒤 역전골을 성공시켜 대표팀의 3-1의 승리를 견인했다. 남아공에서 세 번째 경기만에, 대표팀 복귀 뒤로는 8경기만의 득점이었다.

  • ▲ 허정무 월드컵대표팀 감독 ⓒ 연합뉴스
    ▲ 허정무 월드컵대표팀 감독 ⓒ 연합뉴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의 평가는 싸늘했다. 허 감독은 15일 현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 경기로 선수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팀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동국을 월드컵에 데리고 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선수를 데려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부정적인 뉴앙스가 강한 표현이다.

    허 감독의 이동국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수비력이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허 감독은 허 감독은 “현대 축구에서 서 있는 공격수는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서서 하는 플레이는 안 된다”며 “수비 가담을 덜 하더라도 최전방 공격수로서 어느 정도 수비 견제를 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감독은 지난 2000년 무릎이 완전치 않은 이동국을 레바논 아시안컵 중국과 3~4위전에 출전시켰다. 그만큼 믿은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의 싸늘한 눈은 다른 이유에서다. 10년전 믿음을 주던 모습에서 발전하지 않고 그대로 정체돼 있다는 것이 허 감독의 불만이다.
    게다가 박주영은 지난 14일 몽펠리에와의 경기에서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기세를 돋웠다. 굳이 이동국을 고집할 이유가 더 적어진 것이다.
    게다가 이동국 역시 남아공 전훈 초반에 “전북에서는 최강희 감독이 믿어줘 재기할 수 있었는데...”라고 말해 허 감독에 대해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걸려 넣는 골만 넣어서는 월드컵 본선에서 과연 나이지리아와 그리스 등을 상대로 과연 골을 넣을 수 있겠는가?”
    허정무 감독이 15일 회견에서 누구를 지목하지 않고 털어놓은 불만이다. 과연 누구를 겨냥한 말인지는 당사자가 가장 잘 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