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이 마치 세종시 문제밖엔 없는 것처럼 들끓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짐짓 못본 체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을 통해 정치운동, 권력투쟁을 하는 사람들은 세인의 이목이 온통 자기들한테 쏠릴수록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손님 많이 끓었다고 하면서. 그러니 그런 정치판 꾼들에게 한 몫 잡게 해 줄 필요가 있을까?
     세종시 문제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정치’는 불가피하면서도 국민적 국가적 공익사항은 아니다. 일종의 낭비라면 낭비다. 일을 일의 원리대로 풀지 않고 정치적 동기와 정치적 고려로 대하려는 게 무슨 공익사항인가? 세종시 문제를 두고 그들은 각자 자기 장사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아예 그 장사판을 묵살해 버릴 수는 없을까? 신문을 펼치고서도 “세종시 문제에 대해 아무개 정치가들이 어디서 무슨 찬반 판을 벌렸다” 운운”은 읽지를 말고, TV 화면에 나오는 세종시 관련 찬반 정치 퍼포먼스 장면도 아예 꺼버리고...하면 어떨까?
     한미연합사 해체, 북한의 ‘미-북 평화협정’ 제의, 이런 게 정작 한반도적으로 중요한 이슈일 터인데, 그런 것들과 관련해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결사(決死)‘를 다짐하는 모습은 정치판과 오피니언계(界)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냥 각자 자기들 하고 싶은대로 하라지...멋대로 가게 내버려 둘밖에, 언제 남의 말 들은 적 있나? 언제 합리적으로 무엇이 된 적 있나, 맘대로들 하세요. 포기했습니다. 찬반 논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편에 서있느냐만이 판치는 세상이라 해 보는 자학적인 소리다. (필자는 개인적인 양심의 자유상으로는 수정안 찬성임. 그러나 편싸움은 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