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의 전례없는 항의방문에 24일 청와대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이날 한명숙 전 국무총리 금품 수수 의혹 사건의 불똥이 정세균 대표에게까지 번지자 검찰수사를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고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다.

    전병헌 전략기획위원장, 강기정 대표비서실장, 노영민 대변인, 김영록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10분 청와대를 예고없이 찾아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 면담을 요구했다. 사전에 예고된 약속이 아니어서 정 실장 대신 박형준 정무수석과 김해수 정무기획비서관이 이들을 맞았다.

  • ▲ 한명숙 전 국무총리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연루됐다는 언론보도가 청와대 정치공작이라 주장하며 24일 예고없이 청와대를 항의방문한 전병헌(좌) 강기정(우) 의원. ⓒ연합뉴스
    한명숙 전 국무총리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연루됐다는 언론보도가 청와대 정치공작이라 주장하며 24일 예고없이 청와대를 항의방문한 전병헌(좌) 강기정(우) 의원. ⓒ연합뉴스

    이들은 박 수석에게 '지방선거를 겨냥한 비열한 정치공작을 중단하라'는 내용이 담긴 항의문건을 전달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을 요구했으나 박 수석은 이를 거절했다. 박 수석은 "지금까지 검찰이나 법무부를 항의 방문한 경우는 있지만 청와대를 방문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거절 이유를 밝혔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이 문건을 전달하고 가는 것도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이 전날 이 대통령의 공직기강 관련 발언을 '지방선거 겨냥용'이라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박 수석은 "동의할 수 없다"며 "공직기강 전체에 대한 원칙을 말한 것이지 특정 사안에 대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도 "민주당에서는 (정정길) 실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사전에 예고된 약속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무수석이 만난 것"이라며 민주당이 갖고 온 항의문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 실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청와대의 거부로 청와대 연풍문에서 박 수석과 김 비서관을 30분간 면담한 뒤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