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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안을 논의할 국회 예결위회의장을 8일째 점거농성 중인 민주당 의원들은 피로누적으로 지친 상태다. 회의 때 조는 의원이 상당수다. 의원들과 함께 밤잠을 설치는 보좌진과 당 사무처 직원들도 마찬가지. 24일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민주당의 의원총회에서는 상당수 의원들이 졸았다.
모 의원은 이강래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내내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잤고 곳곳에서 조는 의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회의장 뒤편에 앉은 사무처 직원과 보좌진은 아예 책상에 엎드려 잤고 일부 직원은 코까지 골았다. 회의장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자신의 인사말을 듣는 의원이 몇명 안되자 이 원내대표는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아직은 흩어질 상황이 아니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급한 볼일 때문에 의원회관에 가는 것 까지는 용인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이 원내대표의 주문에 회의장 반응은 싸늘했다. 이 원내대표의 인사말 뒤 박수를 치는 의원도 없었고 반응도 시큰둥했다. 결국 이 원내대표는 머쓱한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이날 국회의 새해 예산안 처리 지연에 "정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준예산 집행 등 관련 대책을 철저히 준비해라"고 지시하고 "준예산으로 갈 경우 공무원 봉급 지급도 전체적으로 유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 데 대해 이 원내대표는 "무도한 협박"이라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준예산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데 (나는) 협박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또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아 준예산을 집행할 경우) 공무원 보수도 지급할 수 없다고 했다는데 무도한 협박이고 우리는 이에 굴복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 편에 서서 싸워나가겠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의 이런 발언 뒤 몇몇 의원도 "그러면 대통령도 월급받지 말아야지", "본인은 안 받겠지. 부자인데 뭐…" 등의 발언으로 비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