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초당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오늘은 초당적인 사람들이 초당적으로 방문하게 됐습니다"-와타나베 히데오(渡邊秀央) 일본 개혁클럽 대표
    "한일관계도 초당적인 마음으로 대해줬으면 한다. 한국과 일본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관계로 발전했으면 좋겠다"-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한일 협력위원회 차세대 지도자 교류사업차 방한한 와타나베 히데오(渡邊秀央) 개혁클럽 대표 등 일본 의회 의원 5명을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새로운 100년을 맞는 한일관계'를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해이므로 서로 노력해서 새로운 도약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앞서 이 대통령은 "요즘 양국 관계가 아주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 양국의 심리적 거리를 좁혔다.

    이 대통령은 또 "양국 관계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인을 비롯한 각계 각층 젊은 인재의 인적, 문화적 교류가 중요하다"면서 "양국 관계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젊은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앞서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내년이 양국 우호협력의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인적, 문화적 교류 등을 통해 미래지향적 관계를 추진하자는 취지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 ▲ <span style=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 협력위 차세대 지도자 방한단을 접견하고 있다. ⓒ 뉴데일리 " title="▲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 협력위 차세대 지도자 방한단을 접견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 협력위 차세대 지도자 방한단을 접견하고 있다. ⓒ 뉴데일리

    한일 협력위원회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민간차원 대화창구 필요성에 따라 1969년 2월 양국에서 동시에 설립됐다. 양국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관해 협력과 친선을 적극 도모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양국 합동총회에서 결의 또는 합의된 사항은 각 정부가 실천에 옮기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서 지난 7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제45회 합동총회가 개최된 바 있다.

    한국측은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2003년부터, 일본측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1998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 120여명, 일본 15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양국 전현직 의원과 주요 정부인사가 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한일정상회담차 방일한 당시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저에서 시미즈 노부츠구(淸水信次) 일한협력위원회 이사장에게 수교훈장 광화장(1급)을 수여한 바 있다. 시미즈 이사장은 일한협력위 창립멤버로 한일우호협력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앞서 4월에는 한일협력위원회장인 남 전 총리가 일본 정부로부터 '아사히(旭日)대수장'을 받았다.

    한편, 한일 차세대 지도자 교류사업은 양국 협력위원회가 상대국의 미래를 짊어질 중견 정치인 가운데 현직 국회의원을 상호 초청해 주요 인사와의 면담을 주선하는 등 인적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다. 이날 와타나베 대표와 함께 이 대통령을 접견한 4명의 '차세대 지도자'는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49) 자민당 중의원 의원, 후루카와 요시히사(古川義久.44) 자민당 중의원 의원, 우오즈미 유이치로(魚住雄一郞.57) 공명당 참의원 의원, 가와이 타카노리(河合孝典.45) 민주당 참의원 의원 등 일본 각 정파를 아우르는 인사로 구성됐다.

    이 대통령은 두 세명 초청에 그치던 전례와 다르게 30명의 일본 젊은 정치인을 초청해 미래 새로운 관계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고, 와타나베 대표는 "차세대 지도자 교류 프로그램은 이 대통령이 취임 직후에도 제안한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한 배석자는 전했다.

    와타나베 대표는 "이 대통령은 한중일 셔틀외교의 '이니셔티브'를 갖고 앞장서고 있으며, 아소 타로(麻生太郞) 전 총리에 이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까지 잘 이어지고 있어서 좋다"고 인사했다. 와타나베 대표는 "이번 대표단은 민주당 공명당 자민당 등에서 초당적으로 왔다. 일본에서는 초당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초당적인 사람이 초당적으로' 방문하게 됐다"고 소개하면서 "나카소네 회장도 '한일관계는 50년 뒤를 내다보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도 초당적인 마음으로 대해줬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일본측 참석자들은 각각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는 가벼운 농담도 오가는 등 밝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지난해 이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는 가와이 의원은 "그때는 야당이었는데 이제 여당이 됐다"면서 "한일관계 증진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오노데라 의원은 "지난 번 방한단 가운데 3명이 입각했다"며 "우리도 입각을 기대하겠다"고 말해 주위를 웃겼고, 이 대통령은 "이번에 온 의원들도 지켜봐야겠다"고 받아쳤다. 오노데라 의원은 "일본 여성 의원들도 비행기를 같이 타고 왔는데 그들은 한류스타를 만나야겠다며 들떠있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우오즈미 의원은 지난 6월 이 대통령 방일 당시 오타 아키히로(太田昭宏) 전 공명당 대표를 접견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새로 취임한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도 이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명당이 양국 관계를 진취적으로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평가하면서 "공명당 새 대표도 방한한다면 만나겠다"고 답했다.
     
    이날 접견에는 한일협력위 회장인 남 전 총리와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주한 일본대사,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정정길 대통령실장,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배석했다.

    대통령 접견을 마친 일본 의원단은 정 실장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한일관계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