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 국가브랜드라는 용어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국가브랜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국가브랜드란 특정한 국가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를 말하는 것으로, 그동안 주로 기업에 적용하던 브랜드의 개념을 국가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보다 크게 보면 국가의 품격, 즉 국격(國格)의 다른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장에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보고 물건을 선택하듯이 외국인들은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를 떠올리며 우리 국민이나 우리 기업의 제품, 서비스의 가치를 평가한다.

    국제적으로 많이 인용되는 안홀트(Anholt)-GMI사의 국가브랜드지수(NBI) 순위를 보면 2009년의 경우 조사 대상 50개국 가운데 한국은 31위다. 이는 세계 15위의 경제규모(2008년 국내총생산 기준)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것이다. 이러한 위상은 해외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올해 1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국산 제품은 유사한 선진국 제품에 비해 70퍼센트 정도로 저평가된다고 한다. 즉 같은 제품이 ‘Made in Germany’이면 1백49달러인데 ‘Made in Korea’이면 1백 달러로 팔리게 된다는 것이다. 국가브랜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세계 15위의 경제력, 세계 9위의 교역국에 걸맞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우리의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정부는 더욱 적극적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 세계 2백여 국가들 중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전한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동안 우리는 다른 나라로부터 도움을 받아 경제발전의 기틀을 세운 나라임에도 다른 나라에 대한 원조에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진정한 원조 선진국으로 인정받는다는 뜻인데, 정부는 현재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2015년까지 최소 3배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최근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자국의 경제발전 모델로 활용하려는 개발도상국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그러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사업도 해나가야 한다.
     또 한식, 한국어 등 한국적 콘텐츠를 세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매력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해 외국인들이 방문하고 싶은 나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문화에 대해 국민들이 마음을 활짝 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이 한 해에 약 7백만 명이나 되고 한국에 들어와 생활하는 사람만 1백만 명을 넘어섰다. 국제결혼 비율이 전체 결혼의 11퍼센트에 이르고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4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다문화가족들이 우리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과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글로벌 시민의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 각자가 모두 대한민국의 얼굴이다. 미소 짓기, 뒷사람을 위해 출입문 잡아주기와 같은 작은 친절과 해외여행지에서 에티켓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 국가브랜드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글로벌 시민의식 캠페인을 꾸준히 벌이고 있지만 결국 성공 여부는 국민 각자에게 달려 있다. 내년은 한국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중요한 해다. 우리 국민 모두가 ‘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 만들기’의 아름다운 주인공이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