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신과 비담은 진실과 술수를 무기 삼아 대적했다. 술수는 한 동안 번번이 이긴다. 그러나 진심은 술수의 선제적(先制的) 승리에 대해 결정적인 최후의 역전승으로 반격한다. 비담의 빠른 두뇌 회전과 현란한 기교가 상지상책(上之上策)이라면, 김유신의 진심은 그보다 더 높은 탁월(卓越) 그 자체라 해야 할 것이다.

    김유신의 진심은 훗날 그를 ‘삼한일통‘을 이룩한 가장 유력한 민족영웅으로 스스로를 우뚝 세웠다. 반면에 비담의 술수는 그를 그저 그렇고 그런 옹졸한 ’천재의 패배‘로 마감시켰다.

    이 차이는 무엇인가? 공인(公人)은 자신의 소리(小利)를 쫓지 않고 국면 전체의 이익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선택만이 공적(公的)으로든 사적(私的))으로든, 죽음을 관통해서 달성할 수 있는 최후의 승리를 담보한다는 뜻이리라.

    탐미주의 클럽의 취지도 바로 그것이다. 술수를 이길 수 있는 강력한 진심의 내공(內攻)을 쌓자는 것이다. 19~20 세기에는 좌파가 우파를 그것으로 이겼다. 그러나 이제는 권력화 된 좌파를 상대로 계몽되고 전투적인 자유주의 재야세력이 그것을 무기 삼아 극적인 역전승을 해야 할 국면이다.

    얼치기 좌파는 민족주의에 관한 투박한 유사종교적 교설(敎說)로, 왔다 갔다 떠도는, ‘항심(恒心) 없는 중우(衆愚)’를 현혹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 휩쓸림을 소위 ‘대세’라고 부른다. 정히 그렇다면 오늘의 자유민주 우파의 사명은 그 사이비 대세를 거스르는 고독한 “아니오”의 길을 가는 것이라야 할 것이다. 

    그 길은 어떤 길인가? 김정일 하나를 고립 시키고 그 이외의 '모든 계열=북한 주민+알 만한 것을 모두 아는 북한 엘리트+남한 범(汎)우파=광범위한 한반도 자유민주 통일전선’ 네트워크를 엮는 것이다.

    그리하여 한반도 전체의 대치선을, '김정일 한 사람 vs. 한반도인(人) 보편의 상식적 공감대’로 가르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위한 프로파간다의 역량의 여하다. 

    말 한 마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우파가 그 싸움에서 아직은 너무나 서투르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