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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나 딸을 전쟁터에 보내는 부모의 마음이 착잡하고 때로는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병역은 현재 모든 한국남성의 신성한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비리가 아직도 근절되지 않는 까닭은 고달픈 군사훈련과 병영생활만이 문제가 아니라 군인은 일단 유사시에 총을 들고 싸움터로 달려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직업군인을 포함하여 모든 병사는 부름을 받는 대로 달려가 어디서나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고 싸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뉘집 아들이 총성이 요란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되어 총 들고 싸워야 한다면 그 집 아버지가 “안전한 곳인가”고 묻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열전이 벌어지는 아프간 격전지에 안전한 곳이 따로 있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에 파병을 결정하면서, “가장 안전한 지역 중의 하나인 아프간 파르완”에서 한국군은 활동하게 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발표에 불만입니다. 한국의 건아들로 구성된 정예부대를 그 험한 땅에 보내는 마당에 “가장 안전한 지역”을 찾는다면 파병의 고귀한 정신은 반감됩니다. “한국군은 자진하여 가장 위험한 지역을 선택합니다”라고 해야 전 세계에서 테러를 근절하기 위한 뜻 깊은 전쟁에 대한 용사들이 빛나는 업적을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국운이 이번 파병에 달렸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이라고 하실 겁니까. 이 기회에 한국이 미국을 잡지 못하면 전 세계의 테러 박멸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태평양시대의 주역이 되는 큰 꿈도 물거품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